

대한축구협회가 오는 10월 국내에서 ‘삼바 군단’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준비에 나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한축구협회는 12일 “10월10일 국내에서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브라질축구협회(CBF)와 구체적인 조건 등을 놓고 협상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브라질은 네이마르(산투스)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이상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스타가 즐비한 호화군단이다. 평가전이 성사된다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에 나서는 홍명보호에 최적의 스파링 파트너가 된다. 한국은 16강 진출의 성과를 낳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직전에도 브라질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평가전을 치른 바 있다. 역대전적에서는 8번 맞붙어 1승7패를 기록 중이다. 1999년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이번 평가전 추진은 정 회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지난 2월 4선 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은 핵심 공약으로 북중미 월드컵 8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한국 축구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5월 55대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사회공헌위원회를 폐지하고 국제위원회를 신설했다. 2026 월드컵지원단에는 월드컵을 경험한 박항서 축구협회 부회장을 단장으로 임명했다.
실제 축구협회는 홍명보호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기도 전인 지난 5월 미국(15위), 멕시코(13위)와의 9월 미국 원정 평가전을 확정했다. 오는 9월7일 미국을 상대하고 10일 멕시코와 격돌한다. 모두 한국(23위)보다 랭킹이 높은 상대인 데다가 월드컵 개최지를 사전 탐색할 수 있다는 이점까지 얻었다. 지난 6월에는 파라과이(43위)와의 국내 평가전 일정(10월14일)도 확정했다. 파라과이는 한국보다 랭킹이 다소 떨어지지만 본선 무대에서 만날 남미팀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강팀과의 승부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이다. 팀 전력의 현주소를 짚고 단번에 부족한 부분을 점검할 기회다. 특히 이번 월드컵 참가국은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났다. 조별리그를 치른 후 32강부터 토너먼트를 치러야 한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브라질과의 평가전이 성사된다면, 최상의 과정을 만들게 되는 셈이다.
또 하나의 노림수도 있다. 월드컵 조 추첨에 앞서 FIFA랭킹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 강팀과의 승부가 필요하다. 오는 12월로 예정된 월드컵 조 추첨은 최신 FIFA 랭킹에 따라 48개국을 대륙별로 나눠 4개 포트에 순서대로 배정한다. 현재 23위인 한국은 2포트 혹은 3포트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상위 포트에 속할수록 본선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팀을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 단기간에 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강팀과의 승부에서 승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브라질 등 강팀과의 평가전 성사, 월드컵을 목전에 둔만큼 평가전 상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에서 정 회장의 외교적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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