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외 투어 중 찍은 근황 사진을 올렸다. 여러 장의 사진 중 특히 눈길을 끈 건 호텔에서 컵라면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포장지에 드러나는 ‘너구리’의 존재감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무래도 블랙핑크 멤버들은 농심 제품을 즐겨 찾는 듯하다. 로제는 최근에도 보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편의점 간식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 안성탕면맛 쫄병스낵을 꼽았다.
당시 로제는 “스태프들이랑 자판기 간식을 뽑아 먹었는데 안성탕면맛 쫄병이 너무 맛있었다”며 “모든 라면 중 안성탕면을 가장 좋아한다”며 취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블랙핑크의 ‘농심 사랑’의 시초는 제니였다. 지난 3월 제니는 미국 인기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 쇼’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과자로 ‘바나나킥’과 ‘새우깡’을 언급했다. 해당 방송 이후 ‘바나나킥’의 미국 수출 물량은 전월 대비 69% 증가했고, 국내 매출도 40% 이상 뛰었다고. 심지어 농심의 시가총액은 한때 2640억 원가량 오르며 ‘블랙핑크 효과’를 입증했다.
농심은 ‘바나나킥’의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 ‘메론킥’을 출시했다. 이 역시 반응은 굉장했다. 국내에서는 첫 주에만 144만 봉이 팔렸고, 미국·캐나다를 시작으로 일본·중국·베트남·칠레 등으로 수출 국가를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농심 관계자는 “블랙핑크 같은 글로벌 아이돌의 한마디는 회사 입장에서 선물 같다”며 “안성탕면이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아직 제품이 낯선 해외 시장에서는 이런 계기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블랙핑크. 무대 위 카리스마와 달리 라면·스낵을 즐기는 친근한 모습은 팬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농심에는 ‘글로벌 입소문’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글로벌 아이돌이 제품을 자연스럽게 언급하는 게 전통적인 광고보다 파급력이 크다고 분석한다. 유료 광고는 노출 효과가 명확하지만, 팬들에게는 광고라는 인식이 뚜렷해 구매 전환이 제한적인 게 사실이다. 반면, 스타가 일상 속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은 ‘진짜 추천’으로 받아들여져 소비로 직결된다.
특히 블랙핑크처럼 세계적인 팬덤을 가진 그룹의 경우, 한 번의 언급이 곧바로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검색 → 구매’로 이어질 확률을 높인다. SNS·유튜브 클립 등을 통해 이같은 발언이 각국 언어로 번역·확산되면서 마케팅 비용 대비 효과가 폭발적으로 커지는 것.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K팝 스타가 무대 위 카리스마와 달리 라면·스낵을 즐기는 친근한 모습은 팬들에게 ‘따라 먹고 싶은’ 문화를 만든다”며 “블랙핑크가 픽한 간식과 라면이 성장한 것은 K팝과 K푸드가 서로의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는 구조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스타는 일상 속 소소한 취향 공유를 통해 팬들과의 거리감을 줄이고, 기업은 팬덤의 파급력과 입소문을 통해 새로운 시장 진입과 매출 확대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어 윈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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