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주전 2루수 도약한 ‘복덩이 곰’ 오명진, 계속 성장 중입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대견하죠. 시즌 초와 비교하면 많이 원숙해졌습니다.”

 

프로야구 두산의 2025시즌 히트상품 중 하나는 6년 차 신예 내야수 오명진이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도 함박웃음이다. 현시점 타선 세대교체의 기수로 우뚝 서며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수장은 “올해 성장세가 정말 돋보인다”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한때는 실수 한 번에 경기 내내 자책을 거듭하던 선수가, 이제는 빠르게 털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하는 법을 익혔다는 평가도 내렸다. 오명진 본인도 “더 이상 얽매이지 않는다”며 고개를 끄덕인 대목이다.

 

오명진은 대전신흥초-한밭중-세광고를 거쳐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5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무명 시절을 견디며 착실히 실력을 쌓았다. 당장 지난해까지도 통산 1군 출전(9경기)이 10경기를 넘지 못했을 정도다.

 

올해는 달랐다. 개막 전부터 한풀이하듯 기어를 올린 것. 시범경기 타격왕(0.407·27타수 11안타)으로 예열을 마치더니, 주전 2루수로 도약하기 시작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3, 4월 적응기(타율 0.226)를 거쳐 본궤도에 올랐다. 5월부턴 꾸준하게 매달 3할에 가까운 타율을 유지 중이다. 후반기는 더 매섭다. 11일 기준 이 시기 타율 0.318(44타수 14안타)을 작성했다.

 

오명진은 마음가짐 변화를 강조한다. 그라운드 위 감정 기복을 줄인 배경이다. “주변에서 믿어주고 도와줬기 때문에 바뀔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력자들이 있었다. 이영수 퓨처스팀(2군) 타격코치와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다. 

 

오명진은 “이 코치님과 퓨처스팀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고, 멘탈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출신 베테랑 케이브를 롤 모델로 삼아 한층 성장해 나간다. 천하의 케이브도 안 풀릴 때는 화를 낸다는 게 오명진의 설명이다. 그가 주목한 건 다음 장면이다.

 

“케이브는 더그아웃 뒤에서 혼자 화를 식히고, 다시 돌아와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경기에 몰입한다. 경기 중 속상할 법한 일이 많아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일을 해내는 그 모습을 본받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뜻밖의 시련이 더 강해지게 만들었다. 오명진은 지난 7월 말 수비 과정에서 찾아온 내복사근 부상으로 공백기를 거쳐야 했다. 열흘 만에 돌아오긴 했지만, 경기장에서 멀어진 시간은 생각보다 길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다쳤어도 내려가기 싫었다”는 그는 “누군가 내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팀에서 ‘확실하게 회복하고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주셨고, 덕분에 휴식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정타석 욕심이 사실 있었다. 아쉽긴 해도 앞으로 야구할 날이 훨씬 많다. 크게 개의치 않으려 한다”고 웃었다.

 

차세대 ‘허슬 두’의 얼굴로도 기대를 모은다. 오명진은 끝으로 “팬들께 감사하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많이 배우고 공부하는 시즌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가 되고 싶고, 아직 보여드릴 것이 많다”고 힘찬 각오를 다졌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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