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최초 女심판 파월, 10일 애틀랜타서 역사적 데뷔… 150년 ‘금녀의 벽’ 허물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최초의 여성 심판 젠 파월(왼쪽)이 1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더블헤더 1차전에 출장해 1루에서 아웃 판정을 내리고 있다. 사진=AP/뉴시스

 

150년짜리 ‘금녀의 벽’을 깼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최초의 여성 심판 젠 파월은 1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더블헤더 1차전에 1루심으로 출장했다.

 

MLB 역사상 시범경기에 여성 심판이 나선 것은 3차례였지만, 정규시즌 경기에 나선 사례는 없다. 파월이 이날 출장함으로써 1876년 내셔널리그(NL)가 출범한 후 무려 150년 만에 최초의 발자국을 내디뎠다.

 

파월은 뉴저지주 출신으로 소프트볼과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 2010년부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소프트볼 심판으로 경력을 쌓았고, 2015년 MLB 심판 트라이아웃 캠프를 수료해 2016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1200경기 넘게 심판으로 활동했다. 지난해와 올해 MLB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아 시범경기에서 모습을 비쳤던 파월은 드디어 올해 정규시즌 데뷔라는 목표를 이뤘다.

 

미국 메이저리그 최초의 여성 심판 젠 파월(오른쪽)이 1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더블헤더 1차전에 출장하기 전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경기 시작 전부터 파월을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관중석에는 파월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까지 등장했을 정도.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밟은 파월은 1회초 애틀랜타 선발투수 허스턴 월드렙의 손을 살피는 이물질 검사를 하고, 2회초 마이애미 리암 힉스의 유격수 땅볼에 1루에서 첫 아웃 선언을 했다. 3회초에도 마이애미의 병살타에 역동적인 동작으로 아웃을 선언하는 등 안정적으로 경기를 펼쳤다.

 

데뷔전을 마친 파월은 “그저 놀라웠다. 오랜 꿈을 이뤘고, 여전히 꿈 속에 살고 있는 기분”이라고 감격 섞인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라운드에 나갔을 때 놀라웠다. 꽤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이름을 부르며 박수를 치는 것 같았다.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1차전을 7-1로 승리한 브라이언 스닛커 애틀랜타 감독은 “파월 심판이 제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고 엄지를 세웠다.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파월은 엄청난 노력과 헌신, 경기에 대한 사랑으로 역사적인 업적을 쟁취하게 됐다. 수많은 여성에게도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파월이 이날 데뷔전에서 썼던 모자는 MLB 명예의 전당에 전달된다. 파월은 이어진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3루심으로 투입됐다. 11일 이어지는 시리즈에서는 주심으로 나서 또 하나의 역사를 쓸 예정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최초의 여성 심판 젠 파월(왼쪽)이 1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더블헤더 1차전에 출장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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