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닝을 즐기는 인구가 크게 늘면서, 무릎 앞쪽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출퇴근 후 가볍게 조깅을 시작한 사람부터 마라톤을 준비하는 러너까지 예외는 아니다. 운동 후 무릎뼈 아래쪽이 욱신거리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찌릿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흔히 ‘점퍼 무릎’이라 불리는 슬개건염을 의심할 수 있다.
슬개건은 허벅지 앞쪽 대퇴사두근과 정강이뼈를 연결하는 힘줄로,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부위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미세한 손상이 누적되고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유발된다. 러닝이나 점프, 하이킹처럼 하체에 강한 부하가 가는 운동뿐만 아니라, 평발, O다리 등 무릎 정렬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슬개건에 무리가 간다.

문제는 이 질환이 단순한 무릎 통증으로 치부되기 쉽다는 점이다. 운동 전후 무릎의 뻣뻣함, 앉았다 일어설 때의 불편감, 계단을 오를 때 통증 심화, 점프 후 통증 악화, 눌렀을 때 찌릿한 느낌, 열감이나 붓기 등이 동반된다면 이미 건염이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서울바른세상병원 양성욱 정형외과 원장에 따르면 이러한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자연 회복을 기대하기보다는 정형외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진단은 우선 활동 습관과 통증 양상을 확인하는 문진으로 시작되며, 무릎 초음파나 MRI 검사로 힘줄의 손상 정도와 염증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며 "MRI에서 슬개건의 두꺼워짐이나 병변 신호가 관찰되면 슬개건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특히 대퇴사두건염, 연골연화증 등과 증상이 유사하므로 정확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동일 부위의 통증이라도 병변 위치나 성격에 따라 치료 방법은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비수술적 치료부터 시작된다. 소염제 복용과 물리치료, 테이핑이나 무릎 보조기 착용으로 무릎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쓰인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손상된 조직에 회복 자극을 주며, 만성 슬개건염에서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무엇보다 하체 근육의 유연성과 균형을 잡아주는 재활 운동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을 강화하고, 한발 스쿼트 같은 편심성 운동을 일정 기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를 6개월 이상 지속했음에도 호전이 없거나, 슬개건 내부에 부분 파열이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통한 병변 제거술, 슬개건 봉합술 또는 건 재건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서울바른세상병원 양성욱 정형외과 원장은 “슬개건염은 젊은 층 러너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에게 흔한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만성화되거나 재발을 반복할 수 있다”며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재활 치료가 병행된다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릎은 우리 몸에서 하중이 가장 많이 실리는 관절로, 한 번 손상이 진행되면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후유증도 크다”며 “운동 전후 스트레칭은 물론, 개인의 관절 상태에 맞는 운동 강도 조절과, 통증 발생 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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