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김예림, 레드벨벳 막내에서 어엿한 배우로…“멤버들, 뭘 하든지 서로 응원”

사진=블리츠웨이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레드벨벳의 귀여운 막내였던 김예림(예리)가 배우로서 새로운 시작점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데뷔 10년 만에 SM엔터테인먼트 품을 떠나 새 출발을 알린 뒤 첫 작품에서 김예림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드라마 ‘청담국제고등학교 2’에서 김예림은 시즌1에 이어 서늘한 카리스마와 내면에 상처를 가진 백제나 역을 맡았다.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돌의 모습과는 상반된 캐릭터를 깊이 있게 소화하며 ‘배우 김예림’이라는 이름에 무게를 더했다.

 

교내 최정상 권력자 모임 다이아몬드 6의 리더 백제나는 모두를 압도하는 이성적인 카리스마와 냉정함을 겸비한 것과 더불어 불운한 가족사로 인한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이다. 연기로 표현하기 절대 쉽지 않은 복잡다단한 인물이었지만 김예림은 묵직한 존재감과 함께 섬세한 감정 연기로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연기자로서의 가능성과 색깔을 각인시켰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블리츠웨이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연 김예림은 “2022년 12월이 첫 촬영이었는데 대본 리딩까지 생각하면 더 긴 시간 동안 드라마에 임했다. 시즌2를 제작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한데 오랜 시간 제작진이랑 호흡하면서 많이 배웠고 너무 감사한 시간”이라고 시즌1부터 3년여간 함께 한 작품을 떠나보내는 소감을 밝혔다. 

 


김예림은 “시즌2를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부담감이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이 작품에 많은 걸 걸고 있었고 각자의 커리어가 달렸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다”며 “나름 촬영을 잘 마치고 좋은 평가들도 많이 받아서 지금은 혼자만의 뿌듯함을 즐기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부담감의 원인에 대해 김예림은 “똑같은 인물을 시간이 지나서 또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부담이 됐다. 극 중에서는 시간이 안 흘렀는데 똑같이 연기해야 하다 보니까 기본적인 부분부터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겉으로 차가워 보이는 냉정하고 카리스마 있는 백제나의 모습은 김예림의 실제 성격과는 180도 다르다. 김예림은 “말투부터 모든 게 달라서 처음에 톤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을 많이 했다. 성격이 너무 다르다 보니까 모 아니면 도일 것 같았다. 너무 다른 인물을 연기하다 보면 스스로도 이질감이 느껴질 때가 있었어서 처음 시즌1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그걸 해소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 2년 만에) 시즌2 촬영할 때도 ‘어떻게 연기했었지’ 하고 시즌1을 돌려보곤 했다”고 웃었다. 

 

사진=블리츠웨이엔터테인먼트

 

어려운 캐릭터였음에도 백제나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예림은 “대본이 재미있었다. 대본이 술술 읽히는 게 재밌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대본을 굉장히 빨리 읽었다. 결말이 무엇일까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백제나라는 인물이 제가 그동안 안 보여드린 캐릭터이기도 했다. ‘이런 연기도 할 줄 아는구나. 이런 모습도 있구나’를 알아봐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만큼 또래 배우들과 다 함께 연기한 것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촬영장에서 사로 편안한 연기를 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회식 등을 하면서 배우들끼리 친목을 다졌다. 특히 함께 주연을 맡은 배우 이은샘이 동갑내기라 이번 작품을 통해 누구보다 가까워졌다. 김예림은 “연기가 안 되면 어떡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친해졌는데 신기하게도 슛 들어가면 몰입을 바로 했다. 연기로는 은샘이가 연기 선배이기 때문에 말은 안 했지만 친구여도 많이 의지하고 배웠다”고 이은샘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레드벨벳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묻자 김예림은 “다들 잘 봤다고 해줬다. 제가 봤을 때 다 보진 않은 것 같은데 잘 봤다고 문자 오고 하더라”라고 웃었다. 누가 가장 반응을 잘 해줬는지에 대한 물음에도 “특출나게 잘해준 사람은 없다. 만나면 두루뭉술하게 잘 봤다고 하거나 문자를 보내줬다”고 덧붙여 웃음을 불렀다. 

 

사진=블리츠웨이엔터테인먼트

 

2014년 데뷔한 레드벨벳은 올해 재계약 시즌을 앞두고 소속사가 갈라졌다. 아이린·슬기·조이는 SM에 남았고, 웬디와 예리는 새 회사를 찾았다. 소속사는 달라졌지만 그룹 활동에 대한 의지는 멤버들 모두 여전하다. 다른 소속사에서 솔로 활동을 하다가 언제든 레드벨벳으로 뭉칠 예정이다. 김예림은 “소속사가 갈라지기 전에 이미 멤버들이랑 어떤 방향성으로 가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뭘 하든지 서로 응원해 주는 게 자연스럽게 형성이 됐다”며 “레드벨벳 활동은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된 건 없다. 서로 스케줄이 맞으면 언제든지 활동하고 싶고 노래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라는 꿈의 출발점에 대해 김예림은 “초등학생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했는데 그때 회사에서 연기 레슨을 같이 받았다. 그때부터 연기에 대한 흥미가 생겨서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다”며 “제가 멀티를 잘 못한다. 데뷔하고 해외에 자주 나가다 보니까 언젠가 연기에 집중할 수 있을 때 하자는 생각이 컸어서 데뷔하고 한참 동안 연기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가 단막극으로 연기에 처음 도전을 했는데 정말 재밌었다. 도전을 할수록 부족한 점이 보이지만 다시 연구하는 게 또 재미있다”며 “평소 성격이 게으른데 연기를 하면 게으르면 안 된다. 배워야 되는 것도 많고 할 줄 알아야 하는 것도 많아서 저를 움직이게 하는 게 재미있다. 평상시 김예림이라면 그냥 침대에 누워 있었을 텐데 당장 무언가를 배우고 해내는 게 좋다”고 연기에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블리츠웨이엔터테인먼트

 

새 회사에서 새 출발을 선언한 만큼 당분간 배우 활동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김예림은 “연기를 하고 싶어서 회사를 옮긴 배경이 크다 보니까 다양한 작품에서 많이 배우고 싶다.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배우고 싶고 다작을 하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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