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이 흥행 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조연 배우들의 활약이 주목을 끈다. 각기 개성 넘치는 연기로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오픈한 ‘파인: 촌뜨기들’은 공개 초반부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한국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공개 후 7일 기준) 1위에 올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일본·대만 등에서 인기를 끌며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시청 수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콘텐츠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오픈 전부터 화제를 모은 주연 배우 류승룡·양세종·임수정의 조합은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으며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발휘했다. 다만 ‘파인: 촌뜨기들’은 장르 특성상 다양한 인물이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극이 전개되는 팀플레이 극이기 때문에 조연 라인업의 중요성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 조연 배우의 존재감은 극에 깊이를 더하며 시청자 몰입을 높이고 있다. 조연이지만 주연 못지않은 활약으로 드라마 전개의 긴장감과 재미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이 중에서도 가장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는 목포 건달 벌구 역의 정윤호(유노윤호)다. 단순한 조연을 넘어 극의 중심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 벌구를 통해 정윤호는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목포 현지를 방문해 전라도 사투리를 배우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벌구를 연구한 정윤호는 현지 조폭의 리얼한 행동과 표정 등 입체적인 캐릭터 표현으로 극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었다.
벌구는 덕분에 단순한 거친 건달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른 면모를 지닌 다면적 인물로 완성됐다. 첫 등장부터 거친 눈빛과 스타일링, 자신만만한 분위기로 극에 압도적인 존재감을 불어넣으면서도 전개가 진행될수록 극한 상황 속 절박한 감정을 연기하며 서사를 끌어가는 중심축 역할을 했다.
가수로서 이미 정점에 올랐지만 배우로서 아직 성장 단계에 있는 정윤호는 거칠고 충동적인 목포 건달 벌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정윤호가 맞냐”는 반응이 쏟아질 정도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동료 류승룡 또한 “(정윤호가) 광주 출신이라 사투리를 쓰면 목소리가 판소리처럼 달라진다. 연기를 정말 잘했다”고 칭찬했다.

임전출 역의 김성오는 무게감 있는 존재감으로 극의 긴장감을 책임지고 있다. 극 초반 양정숙(임수정)의 운전기사로 등장해 무표정과 절제된 행동으로 묵직한 인상을 남긴 전출은 오희동(양세종) 앞에선 날것의 본성과 행동력을 드러내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성오는 감정을 절제하다가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다혈질적인 성격과 거친 감정까지 입체적으로 표현해 임전출의 서사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무표정 속에서도 세밀한 감정 연기와 중저음의 단단한 대사 처리는 내면을 깊이 있게 그려내 오직 본인만이 가능한 임전출을 완성했다. 26년 차 베테랑 배우답게 오랜 시간 쌓아온 깊이 있는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 흐름 속에서 극의 분위기를 톡톡 튀게 만드는 신인 배우 김민의 활약도 눈에 띈다. 목포 행운다방의 명랑하고 통통 튀는 선자 역의 김민은 신선한 존재감으로 극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서울에 대한 동경과 오희동을 향한 호감, 1970년대 목포의 정서를 전라도 찰진 사투리로 표현하며 탄탄한 캐릭터 해석력과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순간순간 변화하는 감정을 섬세히 담아내는 김민의 활약은 캐릭터에 대한 몰입력을 끌어올렸다. 놀라운 건 이번 작품이 데뷔작이라는 점이다. 신인이지만 첫 작품부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면서 앞으로의 활약도 더욱 기대를 모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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