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한 전시인 줄 알았다. 하지만 한 발짝 들어선 순간 분위기가 달라졌다. 영화 컨저링 속 오싹한 장면들이 그대로 재현된 공간이 웬만한 방탈출보다 더 강렬한 공포를 안긴다. 눈앞의 풍경은 꾸며진 세트지만 비명이 절로 나오며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기자는 6일 서울 홍대 문화 전시공간 덕스(DUEX)에서 진행 중인 몰입형 체험 전시 ‘컨저링 유니버스 투어’에 방문했다.
관람객이 직접 공간을 걸으며 공포를 체험하는 워크스루 형식의 이색 전시다. 이 전시는 뉴라인 시네마의 역대 흥행 공포 영화 시리즈인 ‘컨저링’, ‘애나벨’, ‘더 넌’ 등에서 영감을 받아 주요 명장면을 정교하게 구현한 세트들로 구성됐다. 실제 영화 속 장면처럼 세심하게 연출된 공간을 따라 걸으며, 관람객은 마치 공포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오싹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입구에 들어서자 영화 포스터들이 먼저 시선을 끌었다.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몰입한 상태로 체험을 시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본격적으로 공포 체험이 시작되면 관람객은 등불을 들고 세트장으로 걸음을 옮긴다. 영화 속 워렌 부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들이 조사했던 초자연적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각각의 방에서 컨저링 유니버스의 다양한 공포를 느낄 수 있는데 단순한 체험 전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초반부터 깜깜한 분위기 속에 마네킹들이 즐비한 공간이 나오는데 기자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발걸음을 옮기다 마네킹 가운데 누군가의 인기척에 놀라 줄행랑을 쳤다. 그리고 이 놀란 마음의 여운은 체험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어지는 방들에선 저주받은 인형인 애나벨과 수녀 형상의 악마 발락 등 상징적인 공포 캐릭터들이 곳곳에 등장했다. 언제, 어디서 등장할지 모르는 갑툭튀 요소 때문에 긴장감이 계속됐지만 그 와중에 눈에 들어온 세트들은 지속해서 놀라움을 유발했다. 낮은 조도 속에 보이는 촛불 속 해골 모형, 목이 돌아가는 인형, 거울에 비치는 발락 등 디테일한 구성과 사실적인 세트 디자인이 관람객의 몰입감을 끊임없이 자극했다.

오는 9월 개봉하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아홉 번째 작품인 ‘컨저링: 마지막 의식’과 맞물려 이번 공포 체험전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최신작의 긴장감과 스토리를 미리 체감할 수 있어 관람객들은 한층 배가된 공포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작은 198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발생한 스멀 가족 악령 사건을 다룬다. 워렌 부부가 그들의 집을 찾는 모습이 담긴 예고편은 공개 한 달이 경과한 현재 조회수 118만 회를 돌파하는 등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컨저링 유니버스 투어 관람객은 체험의 여운을 굿즈로 이어갈 수 있다. 체험전 마지막에는 테마 굿즈 숍, 콜라보 카페, 포토 부스가 마련돼 티셔츠, 키링, 실물 크기 애나벨 인형 등 한정판 굿즈는 물론 공포 테마의 음료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포토 부스에서는 원하는 영화 콘셉트의 배경으로 4컷 사진을 남겨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오싹한 공포로 올여름 무더위를 날릴 컨저링 유니버스 투어는 오는 10월19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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