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왜 미국으로 향하나

토트넘 손흥민이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메리칸 라스트 드림.’

 

 유럽 생활의 마침표.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차기 행선지로 MLS(미국 메이저리그 사커)가 유력하다.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러브콜을 뿌리치고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택과 집중

 “행복하게 축구할 수 있는 곳도 선택에 있어 중요했다.” 손흥민이 이번 이적을 암시하면서 남긴 말이다. MLS는 유럽 톱 리그만큼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여기에 생활 환경이 더 쾌적하다. 점점 전성기와 멀어지고 있는 손흥민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MLS는 회복 루틴, 훈련 강도 조절, 훈련 외 시간 등이 보다 자유롭다는 분석이다.

토트넘 손흥민이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익숙한 영어권 국가라는 점도 강점이다. 언어와 문화 적응에 대한 어려움이 적고, 10년간 잉글랜드에서 익힌 생활 루틴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MLS 자체도 스타 플레이어에게 부담을 주기보단 리그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래에 대한 가능성도 더 크다. MLS는 최근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부스케츠 같은 유럽 정상급 선수들이 연이어 합류하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안정적인 수입 구조,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 과도한 스트레스가 없는 문화가 어우러지며 ‘은퇴 전 마지막 정착지’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손흥민은 은퇴 후 지도자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미래를 폭넓게 보기 위해서도 스포츠 비즈니스 천국인 미국이 더 유리할 수 있다.

토트넘 손흥민이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최적의 베이스캠프

 손흥민은 총 3번의 월드컵을 경험했다.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시즌 종료 후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본선 무대를 밟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환경적 요인에 따라 11월, 즉 시즌 중에 대회를 치렀다. 물론 득점만 두고 보면 러시아 대회에서 2골을 터트리며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카타르 대회의 경우 득점은 없었지만, 안와 골절 부상에도 완벽한 팀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손흥민 개인이 경험한 첫 16강이기도 하다. 

 

 어느 시점에 월드컵 무대를 밟으면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은 내년 6월부터 열린다. 이러한 관점에서 MLS는 최적의 무대다. 춘추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시즌이 한창이며, 오는 10월 중순 정규리그를 마치고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올 시즌 적응기를 마치고, 겨우내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가질 수 있다. 이어 시즌 중 절정의 컨디션으로 월드컵에 돌입할 수 있다.

 

 시계 바늘이 선수 생활 끝을 향해간다. 1992년생, 33살 손흥민이 피치를 누빌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사실상 주전으로 뛸 수 있는 마지막 월드컵까지 1년도 남지 않았다. 손흥민은 “(새 팀을 결정하는 데 있어) 월드컵이 가장 중요했다”며 “내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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