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도 급한 불을 끌 수 있을까.’
신태용 감독이 프로축구 울산 HD 신임 사령탑에 오른다. 최근 11경기 무승에 빠진 팀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4일 울산 관계자에 따르면 신 감독은 울산과 구두상으로 합의를 마쳤다. 오는 9일 제주SK FC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울산은 최근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팀을 이끌던 김판곤 감독과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K리그1 3연패에 빛나는 울산의 발톱은 상당히 무뎌져 있다. 이날 현재 승점 31(8승7무9패)로 7위까지 밀려났다. 리그와 코리아컵, 클럽월드컵을 합쳐 최근 공식전 11경기(3무8패)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우승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선두 전북 현대(승점 54·16승6무2패)와는 승점이 23점이나 차이 난다. 오히려 걱정해야 하는 건 강등권 추락이다. 강등권인 10위 FC안양(승점 28·7승7무10패)과 승점 차는 3점밖에 되지 않는다. 당장 하위 스플릿(7~12위)에서 벗어날 궁리부터 해야한다.
신 감독에게 긴급 호출을 보냈다. 신 감독은 축구계 ‘소방수’로 불린다. 한국 축구가 위기를 겪고 있을 때마다 불렸다. 그때마다 성과를 내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2015년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아 하차한 이광종 감독을 대신해 23세 이하(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해 8강 진출을 이뤄냈다. 2016년에는 갑자기 공석이 된 20세 이하(U-20) 지휘봉을 잡은 뒤에 이듬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1년을 앞두고 본선 진출 무산 위기에 놓였던 성인 대표팀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본선 진출을 이끈 신 감독은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조별리그에서 세계랭킹 1위였던 독일을 꺾는 ‘카잔의 기적’을 썼다. 2020년 말부터는 인도네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굵직한 성적표를 거뒀다.

그만큼 유연한 전술을 즐기는 전략가로 통한다.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이 이를 설명한다. 상대 팀에 따라 다른 포메이션을 활용하면서 경기력을 극대화한다. 선수단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에도 능하다. 편안한 대화를 이끄는 이른바 ‘형님 리더십’으로 팀 결속력을 강화시킨다.
과제가 산적하다. 일단 부실한 수비진을 개선해야 한다. 울산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10골을 내줬다.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는 전술에 수비진이 흔들렸다. 연이은 부진으로 침체돼 있는 팀 분위기도 끌어올려야 한다. 동시에 울산의 성공적인 세대교체까지 이끌어야 한다. 울산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허율 등 젊은 선수를 대거 영입했지만 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신 감독이 이번에도 소방수로서의 몫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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