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T, 경계를 넘다] 발라드 전유물 끝...트로트 가수들의 '새 활동 영역'

발라드, 아이돌 중심이던 OST 시장
최근 몇년 새 트로트 팬덤 유입 활발
임영웅, OST 시장서도 독보적인 위치
영탁→박서진·박지현 등 활약
과거 발라드나 아이돌 가수들이 주도하던 OST 시장이 최근 트로트 가수들의 활발한 참여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맞이했다. 트로트 가수의 독특한 음색과 감성적 표현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OST 시장의 저변이 한층 넓어지고 있다. 사진은 OST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입지를 보유하고 있는 가수 임영웅. (사진=물고기뮤직)

 

최근 드라마 OST 시장에서 트로트 가수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깊은 감정선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앞세운 트로트 장르가 드라마의 몰입도와 대중적 흥행을 동시에 이끌고 있다.

 

전통적으로 OST 가창 라인업은 발라드 가수나 아이돌 중심으로 형성됐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TV 프로그램을 통해 형성된 충성도 높은 중장년 트로트 팬덤이 OST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임영웅, 영탁 등은 이미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한 경력이 다수 있고, 이들의 OST 발매 자체가 흥행 수단으로 작용한다. 제작사로서도 이들을 겨냥한 화제성 확보와 음원 매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특정 장르 가수들이 주도하던 OST 시장이 트로트 가수까지 품으면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영웅, 독보적인 OST 제왕

 

임영웅은 현 드라마 OST 시장에서 트로트 가수 중 독보적인 입지를 확립한 인물이다. 트로트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OST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혔다.

 

2021년 부른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KBS2)에 삽입된 곡인 ‘사랑은 늘 도망가’는 OST 최초로 멜론 주간 차트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까지 꾸준히 랭크되는 등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임영웅이 OST 작업에 처음으로 참여한 노래라는 점에서 음원시장에 주는 의미가 적지 않았다.

 

 

또 2022년 첫 정규 앨범에 선공개 싱글로 수록된 ‘우리들의 블루스’는 동명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tvN) OST 수록곡으로 활용됐다. 공개 당시 유튜브 인기 급상승 음악 1위에 오르는 등 드라마의 진한 감성과 임영웅 특유의 따뜻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어우러져 대중과 팬 모두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임영웅은 지난 4월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JTBC)과 동명의 OST를 발매하며 여전한 파급력을 과시했다. 발매 직후 멜론·지니 등 국내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고, 영국 오피셜과 미국 빌보드 차트에도 진입하며 글로벌 존재감을 빛냈다. 해당 노래 클립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하는 등 드라마 종영 후에도 꾸준히 사랑받았다.

 

영탁. 사진=뉴시스

 

영탁도 OST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2021년 발매한 드라마 ‘오케이 광자매’(KBS2) OST인 ‘오케이’는 극 전체를 관통하는 응원 메시지를 담은 대표 테마곡으로 사용됐다. 영탁은 이 노래로 서울드라마어워즈 OST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영탁이 부른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KBS2) OST ‘알 수 없는 인생’은 공개 직후 멜론 인기 검색어 1위, 벅스·지니 차트 최신곡 1~2위 등 각종 음원 차트를 강타했다.

 

◆오디션 출신 트로트 샛별도 잇따라 진출

 

임영웅·영탁 등의 OST 성공은 다른 트로트 가수들의 참여 확산에 촉매 역할을 했다. 트로트 출신 가수가 드라마 OST에서도 대중성과 감성 전달력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제작사와 방송사들도 이들의 기용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특히 오디션으로 이제 막 빛을 보기 시작한 트로트 가수들이 OST에서도 활동 영역을 넓히며 인기를 만끽하고 있다.

 

박지현. 사진=티엔엔터테인먼트

 

‘미스터트롯2’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은 박지현은 지난해 드라마 ‘DNA 러버(TV조선)’ OST ‘너의 곁에’를 가창했다. 박지현은 이 노래를 통해 트로트를 넘어 발라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며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음원차트 또한 발매 직후 멜론 핫100 25위에 올랐다.

 

박서진. 사진=뉴시스

 

‘현역가왕2’(MBN) 우승자 박서진도 최근 드라마 OST 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다. 지난해 드라마 ‘개소리’(KBS2)의 OST ‘새콤달콤’은 박서진 특유의 간드러진 음색이 극 분위기와 잘 맞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 4월 내놓은 ‘대운을 잡아라’(KBS1) OST ‘터졌네’는 드라마의 메인 타이틀곡으로 쓰였다. 발매 직후 멜론 실시간 차트 32위에 오르는 등 OST로서는 이례적인 초기 성과를 냈고, 드라마 화제성에 크게 기여했다.

 

김다현. 사진제공=그레인엔터테인먼트

 

 

여성 가수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미녀와 순정남’(KBS2)에서 두 곡이나 참여한 김다현은 ‘대운을 잡아라’에서도 ‘행운을 드립니다’와 ‘유아 마이 에브리싱(You are my everything)’을 가창하며 활약했다. ‘행운을 드립니다’는 오프닝, 엔딩곡으로 등장해 드라마에 활력을 더했다.

 

전유진. 사진=뉴시스

 

‘현역가왕’ 시즌1 우승으로 가장 주목받는 트로트 스타가 된 전유진은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를 통해 생애 첫 OST를 불렀다. 그가 부른 ‘그대도 나처럼’은 드라마 주요 장면에 삽입되며 시청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멜론에서는 OST 부문 9위, 지니에서도 OST 부문 9위에 등극하는 등 높은 화제성과 성과를 기록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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