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롯데가 가을야구를 한다면”…조금씩 무르익는 로컬보이의 꿈

사진=이혜진 기자

“하루하루, 꿈같은 기분입니다.”

 

빛나는 잠재력만큼은 분명했다. 2022 1차 지명으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는 시선을 모으기 충분했다. 다만, 좀처럼 날개를 활짝 펴지 못했다. 예기치 못한 부상도 한 몫을 했다. 꽤 오랜 시간 ‘유망주’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던 이유다. 역경을 발판 삼아 올 시즌 마침내 껍질을 부수고 나온다.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한 축을 맡았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진하게 새기는 중이다. 우완 투수 이민석이다.

 

매일매일 행복하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확실한 1군 자원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개막 역시 퓨처스리그(2군)에서 맞았다.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으며 때를 기다렸다. 선발진에 틈이 생기면서 기회가 생겼다. 5월 5일 1군에 콜업됐다. 인상적인 피칭을 펼치며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올 시즌 13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3.92를 마크 중이다. 이민석은 “진짜 영광이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 코치님께 너무 감사하다. 하루하루가 즐겁고 꿈같은 기분”이라고 활짝 웃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본격적으로 선발 임무를 맡은 첫 시즌. 아직은 채워가야 할 것들이 많다. 스스로도 “후반기 들어 마음에 드는 경기가 한 번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많아지는 볼의 개수가 신경 쓰인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일 고척 키움전에선 6이닝 동안 5개의 볼넷을 헌납했다. 부족한 부분은 땀으로 메운다. 대부분의 선발투수들이 등판 다음날 쉬는 것과 달리, 평소처럼 훈련에 임한다. 이민석은 “몸에서 오는 피로감보다, 빨리 느낌을 찾고 싶은 게 크다”고 귀띔했다.

 

경험이 쌓일수록, 시야가 넓어진다. 욕심도 늘고 눈높이도 높아졌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간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이민석은 “조금씩 힘이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과거를 떠올리면 이마저도 즐기고자 한다. 이민석은 “옛날과 비교하면 지금 하는 고민들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선발은) 올해 처음 해보지 않나. 계속 해보면서 내게 맞는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강도는 줄이되 마음에 들 때까지 한다”고 끄덕였다.

 

이민석은 부산에서 나고 자란 로컬보이다. 부산 수영초-대천중-개성고 출신이다. 어린 시절부터 롯데 야구를 접했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2017년의 기억 또한 생생하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이민석은 “표를 못 구해 TV로 봤다”면서 “팬의 마음으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떨어져서 많이 속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가을야구에 가게 된다면, 한 경기라도 선발로 던져보고 싶다. 롯데에 입단했을 때부터 상상했던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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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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