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 ‘죽음의 조’ 생존을 위해! 남자농구 양기둥 ‘이현중-여준석’ 눈길

사진=뉴시스

 

가장 험난한 길 위에 선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아 무대 도전에 나선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서 열리는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A조 호주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31일 출국해 이미 본격적인 현지 적응 훈련에 몰두 중이다.

 

‘죽음의 조’에 내몰렸다. 생존이 급선무다. 디펜딩 챔피언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 뒤 8일 카타르, 10일 레바논과 차례로 맞붙는다. 레바논도 무시할 수 없는 강호다. 직전 이 대회(2022년) 당시 호주와 우승 트로피를 다툰 준우승 팀이다. 설상가상 수준급 귀화선수들이 합류한 카타르의 존재감도 두드러진다.

 

한국의 경우 귀화선수의 부재로 높이의 아쉬움이 지적되고 있다. 그간 대표팀의 골밑을 책임졌던 라건아(한국가스공사)의 귀화선수 계약이 끝난 후 여전한 극복 과제다. 그럼에도 ‘믿을구석’은 존재한다. 바로 해외파 듀오 이현중(나가사키 벨카·201㎝)과 여준석(시애틀대·203㎝)이다. 앞서 7월 일본과 카타르와 맞선 평가전 4연전에서 공수 전방위 활약을 펼치며 현시점 대표팀 중심축임을 입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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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중은 매 경기 체력 안배 속에도 꾸준히 20점 안팎을 몰아치며 대표팀 에이스임을 보여줬다. 특히 본연의 장점인 외곽 슛은 물론,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와 활동량까지 곁들여 본인의 진가를 여실히 증명했다.

 

여준석 역시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앞세워 팀의 사기를 한층 끌어 올렸다. “피에 굶주린 늑대처럼 달려들어야 한다”는 안 감독의 슬로건을 코트 위에서 그대로 수행한다. 미국프로농구(NBA) 못지않은 명장면도 만든다. 지난 20일 카타르와의 두 번째 경기에선 앨리웁 덩크 득점으로 모두의 감탄사를 끌어냈을 정도다.

 

안 감독은 “두 선수가 국내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을 준다. 시너지가 무척 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중에서도 선수단 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등 대표팀의 에이스와 리더 역할을 동시 수행 중인 이현중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전 대표팀 때보다 훨씬 원숙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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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모두 2m가 넘는 만큼 호주와의 일전에서도 큰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호주는 이번 대회 엔트리로 평균 키 198.2㎝ 군단을 꾸렸다.

 

이 가운데 재비어 쿡스(시드니 킹스)를 필두로 빅맨 해리 웨셀스(세인트메리스대)와 윌 맥네이(태즈매니아 잭점퍼스) 등이 경계 대상이다. 호주 리그(NBL)서 활약했던 이현중의 경험은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는 “스카우팅이나 전술적인 부분들을 팀원들에게 많이 알려줄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로 (호주 팀을) 계속 공부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 농구는 2022년 8강서 멈췄던 발걸음 그 이상을 꿈꾼다. 수장은 “죽음의 조를 뛰어넘어 전설을 쓰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주축 이현중도 각오를 더한다. “첫 경기 상대인 호주를 대부분 압도적인 팀이라 생각하지만 경기는 뛰어봐야 안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 결국 해외파 듀오를 중심으로 한 ‘원팀 코리아’가 완성돼야 한다. 이현중과 여준석으로 대표되는 ‘황금 세대’가 이번 대회에서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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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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