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과 스릴 공존…우붓 정글로 떠나볼까

발리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
야생 허브·향신료·열대 과일 등
팜 투 테이블 ‘포리징’ 프로그램
데이비드 메리어트 회장도 반해
우붓 투어 통해 발리스윙 등 가능
아융강 래프팅 체험도 연계 운영

“우붓은 발리의 중심지로 계단식 논과 수많은 힌두 사원들에 둘러싸여 있다. 밀림의 깊은 계곡 사이로는 강이 빠르게 흐르고, 지평선에는 화산이 보인다. 근처에 해변이 없다보니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문화에 관심이 많고, 다소 품위 있는 사람들이다. 해변에서 피나콜라다를 마시는 것보다 고대 사원의 의식을 보는 걸 더 좋아하는 부류인 것이다.”

15년 전 개봉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에서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 지역을 이렇게 표현한다. 줄리아 로버츠가 열연한 이 작품은 우붓의 매력을 알리는 데 톡톡히 역할을 했다.

여전히 우붓은 발리의 예술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영감의 숲’이다. 내면의 평화를 깨닫고 싶은 사람은 물론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고 싶은 전세계의 디지털 노마드가 이곳에 모인다. 공항에서 내려 차로 1시간이면 발리의 정글과 마주하게 된다.

우붓의 신비로움을 더하는 것은 곳곳에 자리한 사원 덕분이다. 우붓 현지인의 90%는 힌두교도다. 이렇다보니 ‘신들의 섬’이라는 명칭도 붙었다. 이같은 로컬 문화를 녹인 리조트도 있다. 바로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다. 만다파라는 이름 자체도 산스크리트어로 ‘성소, 사원’이다.

이곳에서는 우붓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다. 전 세계에 단 5곳뿐인 리츠칼튼 최상위 브랜드인 이 리조트는 그 자체로 특별하다. 대부분이 발리 출신인 스태프들이 전하는 세심한 서비스 덕분에 리조트에서만 시간을 보내도 우붓의 진정한 지역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다.

◆팜투테이블…메리어트 회장도 반한 ‘포리징’

여행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요소, 바로 먹거리다. 이곳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에는 리츠칼튼을 운영하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데이비드 메리어트 회장도 흠뻑 반한 미식 프로그램이 있다.

피크닉을 위해 셰프가 정성껏 싼 발리스타일 도시락.

우붓 출신의 셰프가 우붓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들어내는 여정을 함께하는 ‘포리징(Foraging) 프로그램’이다. 이는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먹거리를 구하는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그야말로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의 여정을 체험할 수 있다.

호텔 로비에서 빈티지 폭스바겐을 타고 ‘부아한 공동체 농장’으로 향한다. 이곳 부총주방장 에카 수나르야 셰프가 안내를 맡는다. 부아한 마을 출신의 에카 셰프는 우붓의 식재료와 지리에 정통하다. 오랜 이웃인 농부들과 협업해 제철의 매력을 담은 싱싱한 맛을 농장에서 식탁으로 올린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야생 허브, 향신료, 열대 과일이 펼쳐진다. 모르고 지나갔을 법한 식재료를 에카 셰프가 하나하나 짚어주고 함께 맛을 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를 통해 지역 문화와 요리 전통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체험한다. 두 시간의 여정이 마치 탐험처럼 흥미진진하다. 어디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궁금했던 우붓의 맛을 만들어내는 재료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함께한 발리 출신 수석 믹솔로지스트(칵테일 전문가) 바팍 아디 산 씨는 즉석 바를 열기도. 현장에서 채집한 자연산 꿀, 칼라바시 과육을 더한 재료에 산토리의 ‘로쿠 진’을 따라낸다. 부드러운 과육과 상큼한 진의 맛은 여름의 우붓을 닮았다.

에카 셰프는 “직접 땅에서 갓 딴 허브와 향신료를 맛보며 재료들이 전통적으로 어떻게 활용돼왔는지 배우는 과정은 오감을 자극하는 특별한 경험”이라며 “이 몰입형 여정은 우붓의 자연 자원과의 연결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풍부한 유산과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에 대한 깊은 존중을 일깨워 준다”고 소개했다.

에카 셰프는 매일 이같은 식재료를 그가 이끄는 레스토랑 ‘쿠부(Kubu)’에서 활용한다. ‘좀전의 그 맛’이 그대로 살아있기도 하고, 조리에 따라 ‘이렇게 달라진다고?’를 느낄 수 있어 흥미롭다.

기본적으로 쿠부는 ‘식재료는 반경 100㎞ 이내의 지역에서만 조달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운영된다. 음식물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지속가능성을 이어가는 ‘제로 웨이스트’ 또한 이곳 철학이다. 쿠부의 코스 요리는 한화 약 10만원. 호텔에 투숙하지 않더라도 우붓을 찾았다면 꼭 들러볼 만하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페어링도 즐길 수 있다.

◆신성한 아융강에서 화끈한 래프팅

정글 숲속을 시원하게 탐험하는 아융강 래프팅.
 

우붓은 ‘명상과 휴식’의 아이콘으로 꼽히지만 스릴과 모험을 찾는 여행객들에게도 매력적인 곳이다.

이곳의 명물 중 하나가 아융강이다. 우붓을 가로지르는 아융강은 발리 힌두교에서 신성한 강으로 여긴다. 이는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를 끼고 흐른다. 조식당 ‘사와’에서 아침을 먹거나 스파를 받을 때와 쿠부에서 로맨틱한 저녁식사를 할 때 아융강의 시원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힌두교는 자연의 모든 곳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데, 특히 강은 여신 데위 단우(Dewi Danu, 물의 여신) 또는 강의 정령이 머무는 장소로 보고 있다. 아융강의 계곡과 정글, 폭포는 발리인들에게 영혼이 머무는 ‘신의 정원’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신성한 강은 신나는 래프팅을 하고 싶은 여행객들도 품어준다.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는 보다 편안한 래프팅을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전문 가이드와 함께 숨겨진 폭포, 울창한 열대 정글, 그리고 아융강의 성스러운 아름다움을 따라 탐험할 수 있다.

카메라는 잠시 맡겨두자. 여정 곳곳에서 고프로와 카메라로 이 순간들을 기록해준다. 우기라도 너무 걱정 말자. 녹음이 가득한 아융강의 새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리조트와 함께 래프팅을 할 경우 편안함은 배가된다. 우선, 전용 선착장을 이용할 수 있어 래프팅이 끝나자마자 객실로 돌아갈 수 있다.

전용 선착장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특별한 시간도 가질 수 있다. 객실에 들어가기 전, 피로를 날릴 선물이 찾아온다. 산토리 위스키 ‘히비키’와 사과, 애플민트, 소다를 더한 하이볼로 고단해진 몸을 개운하게 만들어준다. 아디는 “자연의 고요함 속에서 즐기는 청량한 건배는 잊지 못할 순간의 완벽한 마침표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빈티지카 타고 ‘우붓 투어’

투숙객들이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의 빈티지카투어에 나서고 있다.

리조트는 투숙객의 취향을 고려한 컬처 체험도 함께한다. 이곳의 시그니처 프로그램 중 하나는 클래식 폭스바겐 181 컨버터블을 타고 드라이브에 나서는 것이다. 푸른 논밭과 아름다운 전원의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목적지는 ‘취향에 따라서’다. 우붓의 논으로 향해 ‘발리스윙’을 즐길 수 있고, 커피 투어를 떠나거나 화산 탐험에 나서기도 한다.

켈리키(Keliki) 마을에서 우붓 예술의 세계를 만끽해보자.

우붓의 예술에 관심이 많다면 켈리키(Keliki) 마을에 들러 발리 전통 회화 예술을 체험하는 것도 좋겠다. 섬세한 발리의 예술을 가까이에서 보고 그릴 수 있다. 원한다면 작품 구입도 가능하다. 한창 색칠하고 난 뒤에는 발리 전통가옥에서 그림같은 풍경 속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셰프가 직접 챙겨준 발리 스타일 도시락에는 정성이 가득하다.

◆그리고 여행 속 곁들이는 ‘한잔’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는 방문객의 취향을 정교하게 반영한 맞춤형 서비스가 강점이다. 각각의 취향을 반영, 여행경험을 한층 끌어올려주는 식이다.

예를 들어 위스키 애호가에게는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데에는 나이트캡(잠들기 전 간단하게 마시는 술 한잔) 만한 게 없다. 이런 취향을 파악한 경우 나이트캡을 제안하는 식이다. 고객이 이를 수락하면 턴다운을 마친 객실에 손편지와 함께 매일 다른 위스키 기반의 나이트캡이 제공된다.

최근에는 재패니즈 위스키의 수요가 높다고. ‘인도네시아에서 갑자기 재패니즈 위스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에 대해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 측은 “야마자키, 하쿠슈, 히비키 등 일본 산토리 위스키의 대표 라인업이 테이블 위를 장식하는 이유는 단순한 고급화 전략만은 아니다”며 “인도네시아 한복판에서 재패니즈 위스키를 만나는 의외성 뒤에는 산토리와 만다파가 공유하는 ‘지속가능성’이라는 철학이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하쿠슈와 함께하는 쿠부 페어링.
 

이와 관련 호텔 측은 산토리 위스키를 ‘우붓 스타일’로 해석한 칵테일을 선보이는 위스키 클래스(Suntory × Tri Hita Karana)도 열고 있다. 이는 수석 믹솔로지스트 아디가 책임진다. 아디는 클래스를 통해 ‘사람과 자연, 신의 조화’를 표현하는 칵테일을 선보이고 있다.

칵테일 만드는 믹솔로지스트 아디.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 제공

히비키 하모니를 베이스로 사라삭 꽃 증류수와 쿠쿰안 코디얼(레몬 바질 시럽), 카피르 라임 잎을 더하는 방식이다. 하쿠슈 18년에는 타마릴로 과육과 동남아 바질인 케망기를 더해 자연의 조화를 보여준다. 야마자키 12년은 아카르 뿌리를 더해 흙내음을 표현한다. 단순 칵테일을 넘어 발리의 풍토와 미각을 녹여낸 ‘마시고 체험하는 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리조트 측은 “고객의 취향에 맞춘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현지 식재료와의 조화를 통해 브랜드 간 협업이 지역성과 지속가능성으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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