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대상포진 위험성 커져… 예방접종과 조기 치료 중요

최근 대상포진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더위와 높은 습도로 체력이 쉽게 떨어지고, 불규칙한 생활로 인해 면역력까지 약화되면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어릴 적 수두를 앓은 후에도 이 바이러스는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된 틈을 타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피부에 띠 모양의 수포가 생기고, 극심한 신경통이 함께 나타난다.

 

초기에는 피부 이상보다 통증이 먼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몸 한쪽의 특정 부위가 저리거나 쑤시는 듯한 느낌이 들고, 감기처럼 오한이나 두통, 피로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후 며칠 내로 붉은 발진이 생기고, 그 위로 무리를 지어 수포가 발생한다. 얼굴이나 눈 주변에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안면 신경 마비나 시력 저하,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발진이 생긴 뒤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피부 병변이 회복된 이후에도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하며, 특히 고령층에서 자주 발생한다. 통증은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지속되는 경우도 많고, 약물로도 쉽게 조절되지 않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그렇기 때문에 예방이 치료보다 우선돼야 한다.

수원 연세베스트내과 권상재 원장은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신경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여름철에는 누구든 발병 위험이 높아지며, 특히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처럼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방접종은 발병 자체를 막는 것은 물론, 증상의 경중을 줄이고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50세 이상이라면 접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방접종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개인의 면역력 관리 차원에서도 중요한 수단이다. 최근에는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된 비활성화 백신이 도입되면서 대상포진 예방의 효과가 더욱 향상됐다. 이 백신은 기존 생백신보다 면역 지속 기간이 길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도 접종할 수 있기 때문에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 특히 유리하다.

 

예방접종과 더불어 일상 속 면역력 관리도 병행되어야 한다. 여름철 무더위로 인해 활동량이 줄고, 수면이나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지면 몸의 생체 리듬이 무너지고 면역 기능도 약해진다. 균형 잡힌 식단, 적당한 운동, 충분한 수면은 기본이다. 여기에 스트레스를 줄이고, 몸의 이상 신호에 귀 기울이는 태도도 필요하다.

 

권상재 원장은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 병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그 위험은 나이, 생활 습관, 동반 질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여름은 평소보다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벼운 통증이나 감기 증상처럼 보이는 초기 신호도 무심코 넘기지 말아야 한다. 증상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