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경기, 총력전이라는 생각으로!’
‘안경에이스’ 박세웅(롯데)이 부활을 노래한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쾌조의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29일 부산 NC전에선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20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피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볼 모두 1개씩만 내줬다. 반면, 탈삼진은 7개나 잡아냈다. 박세웅이 무실점 경기를 펼친 것은 5월 6일 부산 SSG전(7이닝 무실점) 이후 처음이다.
박세웅은 롯데 마운드의 ‘상수’로 분류된다. 입단 후 꾸준히 중책을 맡아왔다. 2021시즌부터 4시즌 연속 15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등 마운드 중심을 잡았다. 올해는 특히 출발이 좋았다. 5월 중순까지 9경기서 8승(1패)을 거두며 포효했다. 개인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가는 듯했다. 문제는 갑작스럽게 페이스가 떨어진 것.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이후 8경기서 1승5패 평균자책점 9.84로 크게 흔들렸다. 특별히 몸에 이상이 있거나 구위가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

기량 자체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수장이 믿고 기다린 배경이다. 자신의 공에 확신을 갖기를 바랐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활용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재정비에 돌입했다. 다시 마운드에 선 박세웅은 보다 공격적으로 피칭을 이어갔다. 지난 2경기서 스트라이크 비율만 57.1%, 68.6%에 달했다. 볼카운트 싸움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안정감을 더했다. 전반기 때와 달리 커브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부분도 눈에 띈다. 구사율을 15% 이상으로 늘리며 패턴을 다양화했다.
힘들었던 슬럼프, 그만큼 더 단단해졌다. 이제는 달릴 차례다. 프로 데뷔 후 네 번째 두 자릿수 승수(10승)를 완성했다. 이대로라면 2017시즌 작성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12승을 넘어 새로운 발자취를 남길 수 있다. 박세웅이 속도를 내자 마운드에도 한층 활기가 돈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2.38) 1위다. 시즌 전체 팀 평균자책점 4.55(8위)와 차이가 크다. 불펜진 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좀 더 계산이 서는 투수진 운용이 가능해졌다.
기대치가 높아진다. 공교롭게도 박세웅이 날아올랐던 2017시즌은 롯데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시기다. 당시 80승2무62패(승률 0.563)로, 정규리그 3위를 마크했다. 7월까지 5할 승률 주변을 맴돌다 8월부터 진격모드로 전환했다. 올해는 좀 더 빠르다. 99경기서 54승3무42패(승률 0.563)를 기록,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 기간 2위 LG와의 거리는 2경기 차다. 시즌의 ⅔가량을 치른 가운데 롯데는 단순한 포스트시즌(PS) 진출,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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