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사는 주부 심모 씨(45)는 최근 젊은 시절 잘 입던 원피스를 입어보고 심란해졌다. 최근 한 연예인의 ‘10년 전 옷 다시 입어보기’ 콘텐츠를 보고나서다. 10년 전의 원피스를 예쁘게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것.
평소 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원피스가 꽉 끼는 느낌이다. 특히 복부와 흉곽에 군살이 붙은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잇살’을 받아들이고 좀더 타이트하게 관리에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
여성은 갱년기와 함께 체중 변화를 겪기 십상이다. 대한갱년기학회는 ‘갱년기와 비만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다니는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평균적으로 5㎏ 안팎 체중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몸매 라인도 변한다. 젊은 시절 하체비만으로 고민하던 사람도 복부비만에 신경쓰이게 된다.
여성은 임신 과정에서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복부에 지방이 축적된다. 이는 폐경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한다. 아무래도 내장지방의 축적을 억제하는 에스트로겐이 체내에서 거의 생성되지 못해 지방이 차곡차곡 쌓일 수밖에 없다.
성장호르몬 분비량도 줄어들어 체내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도 문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청소년기에는 뼈와 근육의 성장을 돕고, 이후 성인에서는 근육량을 유지하며 섭취한 지방을 체내 구석구석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이때 기초대사율이 떨어지며 젊을 때와 똑같이 활동해도 오히려 살은 더 찌는 늪에 빠지는 것이다. 이렇게 근육이 빠진 자리를 지방이 채우면서 군살이 된다.
이 시기 중년 여성은 허벅지가 가늘어지고 뱃살이 늘어나는 변화를 겪기 십상이다. 폐경 후에는 지방세포의 분포가 엉덩이나 허벅지에서 복부로 이동한다. 이런 경우 대사증후군 등이 유발될 수 있어 미리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 음식 섭취하며 관리하면 도움
갱년기에 접어들며 여성호르몬이 소실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다. 아직 갱년기가 찾아오지 않은 중년 여성들은 식물영양소의 에스트로겐 유사성분인 ‘피토에스트로겐’(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식단을 구성해 섭취하는 게 유리하다.
피토에스트로겐은 구조적으로 에스트로겐과 같은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은 아니지만 화학적 구조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해 기능적으로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한다.
피토에스트로겐은 인체에 흡수되면서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 호르몬양을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호르몬 및 항산화 효과 등을 내며 골다공증, 방광염·질염·질건조감 등 비뇨생식기계 증상, 안면홍조, 우울증 등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콩·된장·두부·두유 등 콩으로 만든 식품, 아마씨, 해바라기씨, 석류, 칡, 양배추, 브로콜리, 크랜베리, 녹차 등에 풍부하다.
◆운동·식이요법 정석이지만 ‘마라톤’ … 사우나는 수분만 감소
가장 좋은 것은 꾸준한 저칼로리 고단백질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다이어트 효과가 젊을 때처럼 바로바로 나오지 않아 금방 포기하는 것도 적잖은 게 사실이다.
이때 갱년기 여성이 으레 선택하는 게 사우나다. 사우나를 하며 땀을 빼면 일시적으로 몸무게가 줄어드는데, 이 기분이 즐거워 끊지 못한다는 경우도 다수다. 하지만 사우나는 일시적인 수분배출로 체중이 줄어들 뿐 정작 체지방은 줄지 않아 다이어트 효과는 별로 없다. 만약 다이어트 중이라면 먹는 양이 줄어 앉았다 일어났을 때 어지러운 증상을 느낄 때가 많아 자제해야 한다.
◆요즘 갱년기 비만 개선 트렌드?
최근엔 최후의 수단이 아닌 다이어트의 한 방법으로 병원 치료를 고려하는 중년 여성이 늘고 있다. 특히 건강을 챙기면서 체지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줄기세포’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대사가 저하되는 것 역시 노화와 연관이 깊다. 근육 속 근섬유에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주는 ‘미토콘드리아’가 가득하다. 이는 혈액 속 지방을 연소시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줄어들면서 미토콘드리아 역시 감소한다. 나잇살에 취약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때 줄기세포를 투여하면 이같은 증상을 완화할 수 있따. 자기재생능력·분화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는 손상된 세포를 회복시키고, 신생혈관을 형성해 혈액순환을 도우며, 단백질 합성효과를 높여 대사를 끌어올린다. 이와 함께 팔뚝 등 늘어지기 쉬운 고민 부위에 초음파 리프팅(HIFU)을 병행하는 것도 탄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제는 100세 시대가 당연해진 시대다. 아무리 갱년기를 겪더라도 젊은 시절 못잖게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려는 노력에 나서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만약 스스로 노력하는 데 지친 상황이라면 의료진과 상의해 건강과 몸매 모두 지키는 방법을 고려해보자.
조찬호 청담셀의원 대표원장,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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