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용 의료관광 목적으로 방한하는 관광객들의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수술이 주를 이뤘다. 절개가 불가피한 눈, 코, 안면윤곽 등의 수요가 컸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의료관광객 사이에서도 ‘시술로 완성하는 자연스러운 변화’가 대세다. K콘텐츠에 힘입어 한국식 미용 감각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일상에서 티 나지 않게 인상을 바꾸는 비수술 시술’을 찾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크리에이트립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트렌드에 따르면, 뷰티 시술의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고, 의료관광 내 헤어·네일·속눈썹 등 세부 시술 상품이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복합적인 ‘이미지 케어’를 위한 소비가 K-뷰티 산업 전반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술 없이 바뀌는 인상… K-뷰티가 바꾼 미용 공식
이제는 ‘눈에 띄는 변화’보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변화’가 외모 개선의 기준으로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리프팅, 주름개선, 윤곽개선 등 전분야에서 ‘비수술’이 떠오른 이유다.
실제 필자를 찾는 의료소비자들도 ‘얼굴을 바꾼다’가 아니라 ‘분위기를 바꾼다’는 요청이 훨씬 많다.
이와 관련 수요가 높은 치료 중 하나가 바로 신경차단술이다. 신경차단술은 안전한 처치다. 신경외과에서 통증을 치료, 관리하기 위해 개발된 치료다. 다만 시행 과정에서 불필요한 근육의 성장도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미용 목적으로도 쓰이고 있다.
필자는 턱관절 문제 등을 일으키는 교근, 미간 주름과 이마 주름, 종아리 볼륨 등을 개선하는 데에도 활용한다. 이는 미간의 표정 근육을 교정하거나, 어깨선의 실루엣을 다듬는 데 활용된다.

“찌푸리는 인상, 신경부터 풀어야 합니다”
우선 이마, 미간 주름을 개선하는 ‘미간신경차단술’을 들 수 있다. 반복되는 찡그림으로 굳어진 인상을 자연스럽게 개선하는 방식이다. 보통의 보톡스 시술이 근육만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과 달리, 이 시술은 미간 부위의 신경 지배 경로를 조절해 표정 습관 자체를 바꾸는 데 목적이 있다.
많은 분들이 주름 때문에 나이 들어 보인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표정 습관이 인상 전체를 만든다는 점을 간과한다. 미간신경차단술은 찌푸리는 표정을 유도하는 신경 활동 자체를 줄여주기 때문에, 단순한 주름 제거가 아니라 인상을 리셋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보통 10분 안팎으로 시술이 끝나고, 다음 날부터 인상이 부드러워졌다는 피드백을 받게된다. 주변에서 '뭔가 달라졌는데, 어디 했는지는 모르겠다'는 말을 듣는 게 가장 큰 만족포인트다.

“승모근 잡아야 목선이 살아납니다”
또 하나 신경차단술의 원리를 활용한 시술은 승모근축소술이다. 과거에는 웨딩촬영, 예식을 앞둔 예비신부 사이에서 수요가 컸다. 이제는 최근 여름철 슬리브리스 패션, 어깨 노출이 많은 트렌드가 확산되며 전반적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사람마다 체형은 다르지만, 어깨선이 울퉁불퉁하면 목이 짧아 보이고 인상이 답답해지기 수비다. 특히 장시간 컴퓨터 작업, 스트레스, 거북목 자세로 승모근이 과도하게 발달한 분들이 많다.
이 시술은 단순히 근육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근육 긴장을 유도하는 신경의 흥분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실제로 시술 후엔 어깨가 자연스럽게 수평으로 펴지고, 목선이 길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본인의 원래 체형 안에서 긴장된 부분을 정리해주는 방식이다. 억지로 만들어낸 느낌이 아니라, '원래 내 몸 같아 보인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처럼 K-뷰티는 외모 자체가 아니라, 이미지와 분위기를 조율하는 기술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수술이 아닌 일상 회복 중심의 미세한 변화가 더 큰 미용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승오 볼륨성형외과 원장,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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