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우뚝 선 아린 “음악·연기 모두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오마이걸 활동으로도 보답할 것” [SW인터뷰]

웨이브 오리지널 'S라인' 주인공 현흡 활약
"숏컷 큰 도전...설렘+긴장 있었죠"
"워낙 음악+연기 좋아해...할 때마다 최선 다하잔 마음"
사진 제공=ATRP

 

걸그룹 오마이걸 막내에서 어엿한 배우로 우뚝 섰다. 아린이 드라마 ‘S라인’을 통해 일궈낸 성과다. 기존의 밝고 상큼한 이미지는 내면의 불안과 경계심을 가진 캐릭터 현흡을 만나 말끔하게 지워졌다. 이제 ‘연기돌’보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울 만큼 연기에 깊이와 진정성을 더해가고 있는 아린이다. 

 

지난 25일 종영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S라인’은 성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 이어지는 붉은 선, 일명 S라인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금지된 욕망과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판타지 스릴러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원작가로 유명한 꼬마비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첫 공개 이후 마지막 회까지 14일 연속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 견인 1위에 등극하며 화제를 끌었다. 

 

종영 후인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모처에서 인터뷰를 가진 아린은 “공개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다. 다들 재미있게 봐주셨다고 해주셔서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작품을 무사히 마친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 일등공신은 단연 아린이다. 드라마는 원작 웹툰과는 다르게 주인공 현흡 중심의 캐릭터 서사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아린은 극의 중심축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몰입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무표정하고 말수가 적은 캐릭터의 정서 변화와 내면 갈등을 눈빛, 목소리, 미세한 표정으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외부 세계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며 변화하는 인물의 성장과 변화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이 나왔다. 

 

기존에 보여줬던 상큼하고 밝은 모습과는 상반된 캐릭터지만 그 점이 오히려 아린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아린은 “기존에 도전했던 작품이나 인물과 다른 면을 가진 현흡이가 어둡고 슬픈 지점이 있었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며 “정말 재미있게 대본을 읽었고 처음 도전하는 장르다 보니까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작품을 위해 아린은 데뷔 후 가장 짧은 숏컷에 도전했다. 숏컷 헤어스타일과 화장기 없는 내추럴한 비주얼은 작품에 깊은 현실감을 더했다. 아린은 “아무래도 지금껏 해왔던 헤어스타일 중에서 제일 큰 도전이었다 보니까 설렘도 있었고 긴장도 있었다. ‘나랑 잘 어울릴까’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고 떠올리면서도 “현흡이로 세팅을 하고 나니까 굉장히 잘 맞게 나온 것 같아서 오히려 잘 자른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변의 반응도 만족스러웠다. 아린은 “오마이걸 멤버들도 정말 좋아했다. 잘생겼다고 해줘서 ‘숏컷도 나쁘지 않구나’ 생각했다. 처음 보는 모습이다 보니까 팬들도 좋아해 주셨다”고 전했다.

 

사진 제공=ATRP

 

웹툰이 원작인 작품이지만 세부 설정은 차이가 크다. 웹툰은 모두가 머리 위의 S라인을 볼 수 있는 세계로, 사회 전체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을 다양한 인물과 에피소드(옴니버스)로 풀어간다. 드라마는 S라인을 볼 수 있는 사람을 제한했다. 현흡만이 선천적으로 아무 도구 없이 볼 수 있고 일반인은 특수한 안경을 착용해야만 볼 수 있다. 

 

아린은 “웹툰으로 봤을 때도 상상할 수 없는 붉은 선 자체가 새롭고 신기하게 다가왔다. 원작을 보면서 많은 상상을 했다”며 원작 웹툰을 봤던 소감을 전했다. 이어 “현실에서 만약 이런 일들이 생긴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상상하게 되는 작품이어서 정말 재미있게 봤다”며 “원작에 없는 캐릭터인 현흡이가 남들과는 다른 능력을 가진 캐릭터다 보니까 그 특별함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본인만 S라인을 볼 수 있는 세상에 태어나 부모를 잃고 외톨이처럼 지내온 현흡은 자신의 능력이 사람을 구할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깨닫고 방문 밖을 걸어 나온다. 그러나 엔딩에서 모든 사람이 S라인을 볼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한다. 세상은 혼란에 빠지지만 태어날 때부터 가진 특별한 능력을 저주라고 여기며 불행을 겪었던 현흡도 그제야 비로소 평범해진다. 

 

아린은 “본인의 능력으로 세상을 바꿔보려고 했던 건데 S라인을 모든 사람이 보게 됐으니까 조금은 허탈한 마음도 있을 것 같고 공허한 마음도 있을 것 같다. 결국 세상 사람들이 S라인을 보게 되는 게 슬플 것 같기도 하다”며 “그래도 이왕이면 많은 사람이 좋은 상황, 좋은 일로 이 S라인을 바라보고 사용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지내지 않을까”라고 엔딩 이후 현흡의 삶을 상상했다. 

 

사진 제공=ATRP

 

2015년 데뷔한 오마이걸은 벌써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올해 초 재계약 기간을 맞은 아린은 기존 소속사 품을 떠나 새 회사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가수 활동과 병행하며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만큼 아린에게 있어 중요한 변곡점과도 같은 시기다. 지난해에는 오마이걸 완전체 활동과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 촬영이 겹치기도 했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냐는 물음에 아린은 “아무래도 같은 시기에 촬영도 하고 활동을 하다 보면 물론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다. 두 가지에 집중을 해야 되다 보니까 그런 데서 오는 부담감이나 어려움이 있긴 하다”면서도 “그래도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이 많이 큰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워낙 제가 무대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하고 연기도 좋아한다. 할 때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자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오마이걸 멤버 아린과 연기자 아린의 차이점을 두고는 “조금은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작품은 워낙 다양하고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 보니까 그럴 때마다 아린으로서 생각이 안 들게끔 작품마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매력인 것 같다”며 “오마이걸 활동할 때는 그냥 아린의 모습이 또 하나의 매력이 되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아린뿐 아니라 오마이걸 멤버들 모두 개인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다만 연차가 쌓인 만큼 현실적으로 오마이걸의 컴백이 과거만큼 활발할 수는 없다. 아린은 “저희를 사랑해 주는 팬들이 계시니까 오마이걸 활동도 앞으로도 더 좋은 노래와 앨범으로 보답할 수 있는 시간을 무조건 갖자고 멤버들과도 얘기를 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팬들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저희도 같이 시간을 맞추고 얘기도 많이 나누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멤버들과도 서로 연락도 하고 또 만날 수 있으면 만나고 그렇게 늘 원래 하던 대로 지내고 있다”고 여전히 두터운 멤버들과의 팀워크를 자랑했다. 

 

사진 제공=ATRP

 

차기작은 이미 방영 중이다. 지난 23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에서 여자 주인공 김지은을 맡았다. 아린은 “S라인과는 많이 다른 장르다. 로맨스 코미디 판타지인데 제가 맡은 역할이 워낙 사랑스럽고 밝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가진 친구다. 지금 날씨에 가족들과 즐겁고 편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소개했다. 

 

이후의 차기작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고 있다. 아린은 “오디션 등 다양한 방면에서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 천천히 생각을 하고 있는 시간인 것 같다. 성급하게 하는 것보다는 느리더라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실적인 사랑에 대한 작품도 재밌을 것 같다. 또 여태까지 도전을 못 해봤던 강단 있고 멋있는 캐릭터, 액션물이나 누아르라든지 코믹도 편하게 할 수 있는 시간이 오면 좋겠다. 도전을 많이 해보고 싶다”고 배우로서 의지를 다졌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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