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처음’, 짜릿하게 아로새겼다.

 

프로야구 NC가 자랑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박민우가 자신의 커리어에서 하이라이트로 기억될 하루를 만들어냈다.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 맞대결에서 생애 첫 끝내기를 빚어내며 팀의 8-6 역전승의 주역으로 거듭낸 것. 그것도 여름밤 더위를 날리는 시원한 투런포로 물들이며 홈 팬들에게 선명한 추억을 선물했다.

 

엎치락뒤치락 시소게임의 연속이었다. 1회말 NC가 박민우의 1타점 선제 적시타를 필두로 2점을 내며 출발했다. 그러자 키움이 2회초 김태진의 스리런포를 앞세워 대거 4득점으로 판을 뒤집었다. 이를 가만두지 않은 NC가 4회말, 김휘집의 이틀 연속 아치로 남은 투런포로 재차 균형을 맞췄다.

 

장군멍군은 계속됐다. 5회와 6회초 키움이 1점씩 가져가자, 포기하지 않은 NC 7회와 8회말 각 1점을 적립한 것. 누구도 물러서지 않는 팽팽한 주도권 다툼이었다.

 

 

그 마침표에 박민우가 섰다. 9회말, 1아웃 이후 최정원이 볼넷으로 출루해 2루 베이스까지 훔친 상황. 득점권 찬스를 얻은 박민우는 키움 불펜 김선기의 5구째 시속 143㎞ 패스트볼을 거침없이 잡아당겼고, 이 타구는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굿바이 홈런으로 연결됐다. 박민우는 이 홈런과 함께 3안타 경기(3타점·2득점)를 써내며 최고의 하루를 자축하기도 했다.

 

후반기 4연패로 주춤하던 NC도 다시 2연승으로 동력을 얻는다. 박민우는 “연패 뒤 연승이라 더 기분 좋다. 사실 이기면 언제든 기쁘다”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무엇보다 짜릿한 끝내기의 순간이 뇌리에 짙게 새겨진다. 데뷔 13년째를 맞는 그가 첫 끝내기를 쳤다는 사실은 그를 지켜본 팬들에게나, 본인에게나 더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는 “자랑은 아니지만 그동안 끝내기 상황에서 고의사구가 많았다. ‘은퇴 전에는 하나 치겠지’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오늘 직접 그 상황이 와서 더 기뻤다”며 “동료들이 끝내기를 쳤을 때도 짜릿했지만, 직접 쳐보니 베이스를 도는 내내 전율이 느껴졌다. 홈런이라서 더 그랬다”고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아직 만족할 때는 아니다. 5할 승률 회복 단계에 있는 팀은 42승5무44패로 8위에 위치해 있다. 숫자는 낮지만, 두터운 중위권 싸움을 감안하면 결코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그는 “아직은 타격감이 왔다갔다 한다. 오늘 3안타를 치긴 했지만, 또 어제는 안타가 없지 않았나. 전반기 좋았던 감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며 “후반기 시작이 좋지 않아 팬들께서 많이 걱정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반등을 위해 선수들 모두가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는 굳은 다짐을 띄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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