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는!”
강민호(삼성)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자원 중 한 명이다. 2004년 프로에 뛰어든 뒤 20년 넘게 포수 마스크를 있다. KBO리그 최다 경기 출전 신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22일까지 1군 통산 2448경기에 나섰다. 매 경기 나설 때마다 기록이 경신된다. 그만큼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뛰어난 기량은 기본, 철저한 자기 관리가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 큰 변수만 없다면, 올 시즌에 안에 리그 역대 최초로 2500경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1985년생으로 선수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대체불가 자원이다. 독보적인 가치를 자랑한다. 올 시즌만 하더라도 79경기서 타율 0.274, 8홈런 49타점 71득점 등을 마크했다. 득점권 타율이 0.346에 달한다. 22일 대구 SSG전에선 시즌 첫 4타점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안방마님으로서의 존재감 또한 짙다. 이 기간 수비로 562⅔이닝을 책임졌다. 포수 중 박동원(LG·81경기 579이닝), 장성우(KT·76경기 578⅓이닝) 다음으로 많다.
그래서일까. 강민호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을 마치면 또 한 번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된다. 한 번도 쉽지 않다는 FA 계약을 세 차례나 체결했다(총액 191억원). 이대로라면 네 번째 계약서가 머지않았다. 성사된다면 리그 최초의 발자취다. 여전한 경쟁력, 기대치가 없다면 거짓말일 터. 강민호는 “FA를 한다 해도 많은 돈을 받진 못한다. 잘 알고 있다”면서도 “네 번째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 않나. 그건 욕심 난다”고 솔직히 말했다.

다만, 이제는 좀 더 멀리 내다보고자 한다. 조금씩 인생의 다음 챕터를 준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민호는 “언제까지 선수를 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그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강민호에겐 하나의 꿈이 있다. 지도자다. 강민호는 “선수생활을 마친 뒤 미국으로 연수를 가고 싶다. 어떻게 될지 장담은 못하지만, 그라운드로 돌아와 선수들이랑 같이 땀 흘리는 그런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최근 새로운 에이전트와 손을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각종 추측들이 무성했던 상황. 강민호는 “좀 더 큰 그림을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FA 때문에, 돈을 많이 받고자 바꾼 것이 아니다”고 운을 뗀 강민호는 “얼마 전 기존 에이전트와 계약이 끝났다. 다음 에이전트는 (단순히 선수생활뿐 아니라) 그 이후까지도 고려해 선택하고자 했다. 여기저기 많이 알아봤다. 리코스포츠는 내가 미국에 가더라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판단이 들었다”고 이유를 전했다.
강민호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입담꾼으로도 유명하다. 워낙 친화력이 좋은 데다 유쾌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언제나 주변이 시끌벅적하다. 최근 스포츠선수 출신의 방송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강민호 역시 은퇴 후 방송가의 러브콜을 받을 거란 전망이 많다. 강민호는 “지난 전지훈련 때 이미 각종 스포츠 방송사 PD 명함을 다 받아놓은 상태”라고 껄껄 웃으면서도 “아직까진 현장 지도자의 길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강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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