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섭 한국프로골프(KPGA) 회장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문가라 자부했던 마케팅에서 처절하게 실패한 데 이어 조직 관리에서도 무너지는 모습이다. 이와 반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날개를 단 듯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크게 비교된다. 김 회장의 리더십 부재가 본질적인 원인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재벌도, 정치인도, 국회의원 출신도 아니다. 25년간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다. KPGA가 10년, 20년 등 장기 계획 속에 발전할 수 있도록 내외부의 역량을 끌어 모으겠다”며 마케팅 전문가를 자처했다.
취임 후 약 1년6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KPGA의 현주소는 어떨까. 우선 마케팅 측면에서 대실패다. 올해 KPGA는 20개 대회에 총상금 259억원 규모다. 초라한 성적표다. 전년 대비 2개 대회가 축소됐고, 총상금도 무려 17억원이 감소했다.
올해 7~8월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것도 대회 축소가 결정적인 원인이다. 2개월이라는 장기 휴식기, 어떤 프로 스포츠에도 없는 일이다. 프로라는 타이틀을 품고 있는 것이 맞는지 돌아봐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치명적이다. 경기력 유지뿐 아니라 투어 전체의 리듬에도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KLPGA와 정반대 행보다. KLPGA에는 올해 총 30개 대회를 유치, 총상금 규모 약 325억원을 발표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속해서 대회 총 상금을 증액하고 있다. 지난 4월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서 2억원을 증액했고, E1 채리티 오픈도 1억원 증액했다. 이어 오는 8월 열리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과 KG 레이디스 오픈에서도 각각 1, 2억원을 증액했다. 특히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이번 증액으로 총 상금 15억원을 찍으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함께 올 시즌 최고 상금 대회 숫자를 3개로 늘렸다. 이에 총상금 331억원 규모다. 이로써 KPGA와 KLPGA 투어 대회는 무려 10개 대회, 총상금 72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끝이 아니다. 조직 관리도 무너졌다. 노사 갈등이 극으로 향한다.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이후 알 수 없는 피해자의 징계로 논란이 일었다. 노조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손솔 의원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여기에 주52시간제 근무 위반, 임금체불 관련해서도 잡음이 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KPGA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히 가해자에 대해 정식으로 징계위원회를 열지도 않았다. 이사회에서도 관련 사안을 뒤로 미뤘다. 이런 상황에서 “직무에서 완전히 배제했다. 이것도 징계”라는 말도 안되는 내용을 공식 입장이라고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들에게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강요에 의해 피해자들에게 받았던 시말서, 경위서 등을 바탕으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고, 견책 등의 공식적인 징계를 내렸다. 심지어 징계 전에는 ‘소명의 기회’ 조차 보장하지 않았다. 노조 측이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는 공문을 보낸 상황이다. KPGA 측은 현재까지 묵묵부답이다.
이처럼 마케팅도, 조직관리도 엉망인 상황에서 이를 수습하고, 정리해야 할 책무가 있는 김 회장은 어디에 있을까. 김 회장은 최근 스코틀랜드와 영국으로 향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과 디오픈 대회를 참관했다. 리더를 가장 절실한 이 시점, 그의 역할이 가장 필요로 하는 현재, 그의 리더십은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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