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리에, 할로웨이와 혈전 끝 판정패… 고향 팬들 앞 커리어 마침표 찍었다

사진=UFC 제공

 

정든 옥타곤을 뒤로하고, 글러브를 내려놨다. 은퇴를 선언한 전 UFC 라이트급(70.3㎏) 잠정 챔피언 더스틴 포이리에(미국) 얘기다.

 

포이리에는 지난 20일(한국 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스무디킹 센터 아레나서 열린 ‘UFC 318: 할로웨이 vs 포이리에 3’ 메인 이벤트 BMF(상남자)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미국)와의 혈전 끝에 만장일치 판정패(48-47, 49-46, 49-46)했다. 은퇴를 예고했던 포이리에는 고향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까지 화끈한 혈전을 보여줬다. 할로웨이와 포이리에는 UFC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상남자들이다. 두 선수는 이미 두 차례 붙은 바 있고, 이번이 세 번째 경기였다. 이전 두 경기에선 모두 포이리에가 이겼다. 이번에도 한 차례씩 녹다운을 주고 받으며 치열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결국 할로웨이가 보디킥과 스트레이트 펀치를 앞세워 설욕에 성공했다.

 

사진=UFC 제공

 

할로웨이는 승자 인터뷰를 통해 “오늘은 내가 악당이 될 수밖에 없단 걸 알고 있었다”면서도 “오히려 루이지애나 팬들은 나를 환대해줬다”고 감사를 전한 뒤 서둘러 이날의 주인공 포이리에에게 자리를 비켜줬다.

 

루이지애나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포이리에를 향해 박수갈채를 보냈다. 마이크를 잡은 포이리에는 “압도적인 감사를 느낀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주 파이트위크에서 팬들과 루이지애나, UFC의 사랑을 느꼈다. 나는 그저 꿈을 좇았을 뿐인데,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단 걸 깨달았다”며 “영원히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16년에 걸친 프로 커리어를 마감했다. 포이리에는 2009년 20살의 나이로 종합격투기(MMA)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2010년 UFC와 같은 ZUFFA 산하 단체인 WEC를 거쳐 2011년 UFC에 입성했다. 2019년 UFC 236서 할로웨이를 꺾고 UFC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에 올랐고, 총 세 차례 라이트급 타이틀에 도전했다. 통산 전적은 41전 30승10패1무효, UFC 무대에서는 22승9패1무효다.

 

사진=UFC 제공

 

그의 애칭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커리어를 보냈다. 누구보다 많은 명승부를 역사에 남긴 것. UFC 역사상 최고의 슈퍼스타 코너 맥그리거와 세 차례 싸워, 한 번 패한 뒤 두 번 TKO 승리를 거뒀다. 2012년 ‘코리안 좀비’ 정찬성과의 명승부는 그 해 많은 매체에서 올해의 경기로 선정됐다. 이 외에도 저스틴 게이치, 에디 알바레즈, 앤서니 페티스, 댄 후커 등과의 경기를 비롯해 수많은 명승부를 옥타곤 링에 아로새긴 바 있다.

 

은퇴 후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본인의 자선 재단인 굿파이트 재단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포이리에는 2018년 재단을 설립해 루이지애나 지역의 빈곤 가정을 대상으로 복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는 8월5일에는 공부에 필요한 모든 학용품을 담은 책가방을 1400개 전달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포이리에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UFC 파이터를 꿈꾸는 다음 세대를 향한 조언을 남겼다. 그는 “마음 속에 있는 꿈을 좇고,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마라”며 “열심히 노력하고, 헌신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어떤 꿈이든 절대 말도 안 되는 건 없다”고 강조했다.

 

본인이 걸어온 길, 단 한 점도 후회를 남기지 않았다. 포이리에는 본인이 고른 은퇴곡인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My way)가 흐르는 가운데 영원히 옥타곤을 떠났다.

 

사진=UFC 제공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