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소설 원작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은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된다면’이라는 흥미로운 상상에서 출발한다.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의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야기를 그렸다.
김병우 감독은 더 테러 라이브(2013)로 유수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 4관왕을 차지하며 충무로의 괴물로 떠오른 인물이다. 그럼에도 2020년 제작사의 제안으로 원작 웹소설을 처음 읽고 연출을 마음먹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단다. “처음엔 ‘이걸 영화로 어떻게 만들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어려운 것을 풀어서 보여드리면 재밌을 거 같더라”며 “게임 기반 시스템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 다양한 크리처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원작의 방대한 내용은 연대를 중심으로 쓰기 시작하니 고민이 해결됐다”라고 감독 제의를 수락한 이유를 밝혔다.


‘전독시는 놀이동산 같은 영화’란 관람평을 김 감독에게 내놨다. 어룡의 몸으로 들어간 모습과 화룡, 거대 사마귀, 아르마딜로와 들개를 합쳐놓은 듯한 다양한 크리처들이 등장한다. 서울 시내를 배경으로 한 전투신은 브레이크 없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같은 이야기를 듣고 김 감독은 눈을 반짝였다. “이전 인터뷰에선 안 꺼낸 이야기다. 사실 어떤 분위기로 풀어내느냐를 두고 우여곡절이 있었다. 콘티화를 하며 제 어릴 적 기억을 꺼냈다”면서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롯데월드에 처음 갔다. 그때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공간에서 느낀 감정을 반영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촬영 방식도 바꿔봤다. 지구 밖에서 캐릭터들을 지켜보는 존재, 즉 성좌들의 시점으로 바라본 화면을 넣으려고 했다. 김독자의 내면 독백샷은 가까이 붙어 숨소리까지 들리는 듯한 시점을 구현하려 했다. 최대한 이전에 보지 못한 걸 보여드리려 노력했다”면서 “저 역시 제가 갖고 있던 방식을 버리려 노력했다. 그래서 촬영 감독님도 이런 게 가능한 분(전혜진 감독)을 찾았다. 상업영화를 처음 하는 분이다. 훌륭한 분들도 많지만 완전히 새로운 분과 새로운 시각으로 작업을 하면 신선한 결과물이 나올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전체 컷의 80% 이상이 시각특수효과(VFX)로 이뤄졌다. 여기에 타격감이 느껴지는 사운드까지. 휴대전화나 집 TV로 보는 것보다 대형 화면으로 보는 게 더 어울리는 영화다. 김 감독은 23일 개봉날을 기다리고 있다.

김 감독은 “OTT에 익숙해진 시대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점점 더 ‘굳이?’라고 느끼고 있다. 영화를 만들며 고민이 많았다”며 “그래서 이 영화를 통해 그것에 대한 답을 내리고 싶단 욕심이 있었다. 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게 훨씬 재밌는지에 대해 보여드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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