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 성장하는 ‘감독’ 이호준… “강팀으로 커가는 NC, 걸맞은 리더가 되도록!”

이호준 NC 감독(오른쪽)이 서재응 수석코치와 함께 더그아웃에서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지난해 10월, 프로야구 NC가 비어 있던 사령탑 자리에 굵직한 이름 석 자를 내밀었다.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던 이호준 감독이었다. 선수시절 해태(현 KIA)-SK(현 SSG)를 거쳐 2013년부터 2017년까지 NC에서 활약했고, 2019~2021년은 코치로 동행했던 인물이다. 누구보다 NC를 잘 아는 그에게 구단 제4대 사령탑 중책이 주어졌다. 그렇게 이호준 감독은 올 시즌 프로야구의 유일한 ‘신입생’ 감독이 됐다.

 

착실하게 감독수업을 받았지만, 직접 쥔 지휘봉의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5강권은 힘들다고 내다보는 팀 전력 속에서 육성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다. 설상가상 시즌 초에 발생한 안타까운 창원NC파크 인명사고로 안방 없이 전국을 떠돌아야 하는 시련도 있었다. 그럼에도 전반기를 40승5무40패, 딱 승률 5할로 마쳤다는 점에서 충분히 긍정적인 가능성을 남겼다.

 

지난 올스타 휴식기에 창원에서 만난 이호준 감독은 “거짓말처럼 4연승 하면서 전반기를 마쳤다. 선수단 모두 많이 고됐을 텐데, 끝까지 힘을 내준 덕”이라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린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NC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지고 있든 이기고 있든 선수들 눈빛이 다들 살아있는 기분이다. 그러면서 강팀이 되는 거라고 본다. 선수들이 뭉치는 힘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자연스러운 원동력이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호준 NC 감독이 현역 시절을 마무리하던 2017년, 은퇴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바로 그 에너지가 이호준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밑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뭔가를 폭발시켜주고, 그에 맞춰 기존 주전들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파이팅을 가지면 그때 팀 분위기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적극적인 육성에 힘을 쏟는 배경이다. C팀(2군) 선수들을 불러들여 N팀(1군) 훈련에 동참시키며 콜업 여부를 결정하는 ‘N팀 투어’가 자리 잡은 배경에도 감독의 철학이 담겼다. 그는 “어느 위치에서든 컨디션 좋은 선수는 좋을 때 써봐야 한다. 또 그렇게 순환이 되는 걸 봐야 선수들도 나태해지지 않고 스스로 강해지는 법”이라고 힘줘 말한다.

 

‘이호준의 야구’도 색깔이 짙어져 간다. “처음 감독이 될 때는 낭만 야구를 생각했다.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그런 야구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 때로는 꼭 경기를 잡기 위해 3연투처럼 선수들을 무리시켜야될 때도 있다. 또 무조건 새 얼굴 찾겠다고 파격 라인업을 선보이는 것도 정도가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들이 많았다”고 자신의 전반기를 돌아본다.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 조금씩 명확해지는 기분이다. 과감해야 할 때는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 내가 애매하게 행동하면 선수들의 노력도 다 물거품이 되는 거다. 선수들이 강해지길 바라는 만큼, 나도 그에 걸맞은 감독이 돼야 하지 않겠나”라는 미소에도 많은 메시지가 담겼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반기는 나에게도 값진 경험이었다. 위기도, 실수도 많았지만 차차 완화될 거라 생각한다.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후반기에는 선수, 코치진들 그리고 나를 믿고 운영을 해보겠다. 끝까지 이겨내고 성장하는 감독 이호준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는 당찬 한마디를 띄워 보냈다.

 

이호준 NC 감독이 지난해 10월 열린 감독 취임식에서 선수시절 등번호인 27번이 달린 유니폼을 다시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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