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도 뉴미디어 시대] “미디어 권력, 이제 방송국 아닌 일반인들에게 나눠져”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미디어 환경 변화, 방송사도 적응할 수밖에 없어"
TV 방송 직후 유튜브용으로 빠르게 핵심만 편집해 채널에 업로드하는 방송국 공식 채널들. 사진=MBC 엠뚜루마뚜루 유튜브 채널.

 

방송국이 스타를 만드는 시대는 지나갔다. TV가 지배하던 연예계 판도가 뉴미디어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스타의 등장부터 홍보, 콘텐츠 유통까지 모든 과정이 디지털 알고리즘의 흐름 속에서 이뤄지며 연예 산업의 중심축이 바뀌는 중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4일 “과거에는 연예인이 방송사를 끌고 가는 일종의 전문 집단이었다면 이제 평범한 일반인들도 그 영역에 들어갈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며 “영상을 만들고 송출해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식들이 다 쉬워졌다. 전문성이 일반인에게까지도 퍼져나가게 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 변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틱톡과 같은 뉴미디어 영상은 기존 방송사 중심의 일방적 전달과 달리 쌍방향 소통과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 정 평론가는 “(뉴미디어에선)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시청자와 같이 방송을 만들기도 하고, 리액션을 받아 영상을 제작하는 등 쌍방향 소통이 강조돼 훨씬 대중친화적”이라고 기존 방송사 중심과는 다른 연예계 판도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에는 분명한 문제점도 존재한다. 정 평론가는 “공적 의미를 갖는 방송사에서 만들어지는 영상과는 달리 일반인들이 콘텐츠를 만들면 지나치게 자극적인 콘텐츠, 가짜뉴스 등 윤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통제되거나 관리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반갑지만은 않다. 콘텐츠 유통의 주도권이 알고리즘 기반 뉴미디어로 넘어가면서 영향력은 점차 위축되고 있다. 연예계가 TV 등 기존 매체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은 필연적인 흐름이다.

 

정 평론가는 “이 변화는 막을 수 없다. 우리가 더 이상 모바일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됐기 때문”이라며 “방송사도 결국 변화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방송사들도 달라진 현실에 적극 대응 중이다. 그는 “연예인보다 인플루언서들을 오히려 방송에 기용하거나 유튜브에서의 방식을 방송 제작할 때 활용한다거나 기존 방송 콘텐츠를 뉴미디어에 맞게 재가공한다”며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 과거 라디오가 TV나 인터넷이 등장한 뒤 어떻게 적응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인터넷 환경에 적응한 과정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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