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관세협상, 시간 쫓겨 실리 잃지 않을 것”

여한구 산자부 통상교섭본부장

“지킬 건 지키되 틀서 전략적 접근
농축산물, 전체 협상 구조 속 판단
제조업 협력은 기업 주도 뒷받침”

한미 관세 협상이 최종 타결을 향해 숨 가쁘게 전개되는 가운데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전략적 실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여 본부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 백브리핑을 통해 지난 4~10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진행한 한미 관세 협상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지킬 것은 지키되, 협상의 전체 틀 속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지금은 선택과 결정의 시기다. 남은 20여 일 동안 실용주의적 국익 극대화를 목표로 협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현재 협상 상황을 ‘가속화 단계’라고 표현했다. 협상까지 남은 기간 동안 실질적 진전을 이루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여 본부장은 “모든 세부사항을 담은 완전한 협정을 20일 안에 만들기는 어렵지만, 원칙적 합의 후 후속 논의로 이어가는 방식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간에 쫓겨 실리를 놓치는 협상은 하지 않겠다”며 “한미 협력 가능성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관세는 철폐되거나 대폭 인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랜딩존(Landing Zone, 합의 가능한 지점)을 찾는 단계”라며 “남은 기간 중 미국을 최소 한 차례 더 방문해 실질적인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충분한 협상 권한(맨데이트)을 확보하고, 관계 부처와 이해관계자, 국회 등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민감한 사안인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미국뿐 아니라 어떤 국가와의 협상에서도 농축산물은 항상 고통스러운 부분”이라며 “지킬 것은 지키되, 전체 협상 구조 속에서 전략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제조업 협력에 대해서도 “정부가 앞장서기보다는 기업 주도의 파트너십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며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정부는 민간 주도 협력을 촉진하는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한미 관세 협상의 일환으로 미국 내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와 상호 구매 논의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관세 인하를 위한 전략적 교환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여 본부장은 “8월 1일까지 타결 가능성을 예단하긴 어렵다. 최상의 시나리오도 가능하고, 최악도 가능하다”며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면서도 최상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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