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자유, 어디까지 보장해야 할까[SW이슈]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온라인 커버.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드라마화가 끝내 무산됐다.

 

 제작사 메타뉴라인은 지난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기획·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하면서 “최근 사회적으로 제기된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 변화하는 사회적 감수성과 흐름을 겸허히 수용해 더 신중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웹툰은 초등학교 교사 심청아와 제자 임당 사이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이별의 아픔을 겪은 여교사가 게임 속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 캐릭터가 현실에선 자신의 제자였음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해당 작품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재됐으며 연재 당시부터 소아성애 및 아동 그루밍 범죄를 미화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해당 웹툰의 드라마 제작 소식이 알려지자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묘사하는 부적절한 설정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졌고, 결국 주요 플랫폼에서 웹툰 서비스 자체가 중단됐다. 

 

 드라마 제작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창작과 예술적 독창성이라는 명분 아래 아동을 성적 대상화 하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이 같은 작품들이 로맨스나 판타지로 소비될 경우, 현실에서 벌어지는 그루밍 범죄의 심각성을 희석하고 이를 가볍게 여기는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해당 소재는 교육 현장에서 헌신하는 모든 교육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교직 사회 전체에 대한 깊은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성인인 교사와 초등학생 사이의 설렘, 감정 흔들림, 위로와 같은 장면은 자칫 연애감정으로 오독되거나 미화될 수 있다”며 “이는 교육 현장 전체를 왜곡하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며, 무엇보다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마저 파괴하는 행위”라고 반대 입장을 냈다.

 

 문제는 이처럼 부적절한 소재를 다룬 창작물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자유롭게 발휘되는 웹툰의 경우, 폭력성과 선정성, 사회 통념을 벗어난 서사로 인해 수시로 논란에 휩싸인다. 특히 이들 콘텐츠가 영상화 등 지식재산권(IP) 확장에 나설 경우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앞서 웹툰 원작인 참교육의 드라마화 과정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체벌 금지법 도입 이후 무너진 교권 회복을 명분으로, 교육부 산하 가상의 교권 보호국이 학교에 감독관을 파견하는 설정을 담은 이 작품은 학교와 학생을 소재로 한 폭력적인 전개로 비판을 받았다. 드라마화 소식이 알려지자 논란은 더욱 확산됐고, 당초 주인공으로 거론됐던 배우 김남길은 공개적으로 출연을 거절하며 파장이 커졌다. 결국 넷플릭스는 참교육의 원작 설정을 일부 차용해 새롭게 각색하겠다고 밝히며, 사태를 일단락지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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