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시완 “‘오겜3’ 기분 좋은 스트레스 받아…앞으로의 연기 변화 숙제”

"오겜3 이명기, 마지막까지 선역·악역 고민"
감독과 계속해서 의견 나누며 만들어진 캐릭터
"글로벌 욕받이 됐으나 이 역시 즐기려"
차기작은 넷플릭스 사마귀, A급 킬러로 돌아온다
배우 임시완이 인터뷰 후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의심한 끝에 만들어진 가장 현실적으로 못된 인간이다. 배우 임시완이 연기한 오징어 게임 시즌3 속 이명기 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을 걸고 목숨을 걸고 게임을 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시즌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성기훈(이정재)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렸다.

 

임시완은 시즌2부터 등장한 이명기를 연기했다. 코인(가상화폐) 투자를 권유하는 유튜브 방송을 하다가 투자 실패로 거액의 빚을 진 인물이다. 자신 때문에 투자금을 손해 본 구독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던 중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고, 그 안에서 전 여자친구 김준희(조유리)와 재회한다. 처음엔 아이를 임신한 준희를 지키려고 애쓰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오징어 게임 시즌3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임시완은 6일 “촬영 막바지까지 어떤 인물인가에 대해 혼란스러웠다. 그가 하는 행동들이 착한 마음일까 나쁜 마음일까 탐구하고 분석했다. 그 과정에서 기분 좋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명확한 극과 극 지점을 표현하는 건 쉽지만, 중간 어딘가의 선을 찾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함께 그 지점을 건드리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유의미한 스트레스였다”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임시완은 완전한 선도, 절대적인 악도 아닌 경계선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었다. 술래가 일반 플레이어를 죽여야 하는 숨바꼭질 게임에서 임신한 준희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마지막 고공 오징어 게임에서 생사가 걸리자 자신과 준희 사이에 태어난 아기를 협박의 미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시완은 “본인의 아기를 갖고 그렇게 행동할 수가 있는지 많은 의구심과 충격이 들었다. 악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해 연기를 하면 감독님과 이견이 있었다. 마냥 악역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디렉션을 주셔서 어떻게 파악해야 할까 계속해서 고민했다”며 “감독님의 머릿속에 ‘겁쟁이’라는 키워드가 있을 것 같았다. 초반에 대본을 받고 감독님을 만났을 때 ‘악인으로 그리려고 한 게 아니다. 인간적인 모습을 생각하며 썼다’고 하셨다. 겁에 질려서 그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면 그게 퍼즐처럼 맞춰 끼워지더라. 끝까지 고민했기에 입체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임시완이 인터뷰 후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하지만 아무 죄 없이 게임장에서 태어나 참가자가 된 아기를 지키려는 성기훈에게 ‘준희와 무슨 사이냐’고 의심하고 아기를 협박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분노를 일으켰다. 시즌3 오픈 후 임시완은 글로벌 욕받이가 됐다.

 

그는 “SNS 팔로우 수가 늘었는데, 연기에 대해서 욕을 하려고 팔로우하신 분들도 있더라. 이왕 욕 먹게 된 거 욕먹는 것도 즐기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명기를 통해 저를 처음 알게 된 분들도 많을 텐데 앞으로 또 어떻게 변화를 줄 수 있을까 고민이 추가됐다”고 진지한 마음을 전했다.

 

끝까지 고민한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은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해 임시완은 “감독님께선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선역과 악역 가운데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한 것에 대한 노고를 치하해 주신 것 같다”며 “개인적으론 대단히 만족스러운 연기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큰 틀이 있었고, 또 그 안에서 관통하는 큰 메시지가 있었다. 그 방향에 어긋나지 않게 해야 했다. 맞춰가려고 노력을 했던 것뿐”이라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배우 임시완이 인터뷰 후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그의 연기는 계속해서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는 9월 오픈 예정인 사마귀에 출연한다. 전도연·설경구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길복순(2023년)과 살인청부업계 세계를 공유하는 스핀오프(파생작)다. 임시완은 긴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A급 킬러 사마귀 역으로 화려한 액션을 펼칠 예정이다.

 

2023년 쿠팡플레이 최고 시청량을 기록했던 소년시대 시즌2로도 돌아온다. 최근 시즌2 제작을 확정한 소년시대는 내년 상반기 촬영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부지런히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임시완은 “가장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성실함이다. 그 덕에 꾸준히 연기하는 것 같다. 유일한 무기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며 “앞으로의 작품들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웃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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