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로 데뷔한 지 14년 차, 누구보다 바쁜 상반기를 보낸 배우 박진영이 인생의 전환점을 꼽았다.
지난달 29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 박진영은 극 중 차분하고 이성적인 면모 뒤에 복잡한 내면을 지닌 변호사 이호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 6개월 간 배우로 또 가수로, 바삐 활동했다. 지난해 11월 전역 후 ‘미지의 서울’ 촬영에 돌입했고, 입대 전 촬영했던 ‘마녀’와 ‘하이파이브’가 연이어 공개되며 홍보 활동을 병행했다. ‘미지의 서울’과 ‘하이파이브’는 공개 시기도 겹쳐 반전의 얼굴로 두 배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날 박진영은 “자부할 수 있는 건 매 작품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매 작품 노력했지만, 성장했다고 봐주시는 분들을 만난 것도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세 작품을 연달아 선보일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고 돌아봤다.
2012년 ‘드림하이2’로 배우 데뷔, 2014년 그룹 갓세븐으로 아이돌 활동을 시작한 14년 차의 배우이자 가수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박진영을 처음 접한 시청자들도 있다. ‘미지의 서울’ 시청 후기 중 ‘박진영이 가수라고?’, ‘얘가 걔야?’라는 반응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또한 ‘미지의 서울’이 박진영에게 준 선물이다.

배우로 존재감을 각인시켰지만, 불과 올 초까지도 갓세븐 활동을 병행했다. 방콕에서는 무려 6만명 규모의 스타디움 공연을 매진시킨 인기 그룹의 멤버다. 박진영은 “이번 작품으로 입덕한 팬들은 (‘드림하이2’의) 댄스 배틀 영상은 꼭 피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 자라온 시간을 느껴주시길 바란다. 갓세븐을 몰랐던 분들이 계신다면, 우리가 열심히 살아왔으니 갓세븐의 음악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팀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극 중 어른이 된 호수는 함께 있는 게 미지라는 걸 상상하지 못한 채 자신의 첫사랑을 고백한다. 다리가 불편한 호수가 정상에 올라올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준 미지는 호수에게 동력을 주는 존재이자 첫사랑으로 마음 깊숙한 곳에 새겨졌다. 두손봉에 오르던 순간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박진영에게는 어떤 전환점이 있었을까. 이 같은 물음에 그는 데뷔와 군대를 꼽았다.
“갓세븐으로의 데뷔로 정말 첫발을 내디뎠어요. 그때가 가장 큰 전환점이었죠. 두 번째는 군 복무 같아요. 그런 삶을 안 살아봤는데, 처음으로 긴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면서도 루틴대로 살아봤죠. 많이 다르더라고요. 정말 행복했지만, 너무 다른 삶이어서 느낀 점도 많아요. 힘들고 단절됐다는 느낌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동기들과의 시간은 너무 좋았어요. 한참 어린 동생들과 허물없이 지내다 보니 행복했죠.”

많은 시청자에게 위로를 준 ‘미지의 서울’, 그리고 이호수다. 호수와 미지가 서로에게 그러하듯, 박진영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는 누구일지도 궁금했다. 그는 “아무래도 가족과 친구인 것 같다. 사람이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은 무조건 내 편이다. 일하면서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멤버들도 가장 위로가 되는 존재”라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소속사를 이적하며 배우 활동에 날개를 달았다. ‘미지의 서울’로 호흡한 박보영, ‘유미의 세포들’의 김고은을 비롯해 글로벌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병헌, 박해수, 이진욱 등과 한 식구가 되기도 했다. 특히 ‘하이파이브’를 본 박해수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박진영은 “선배님이 영화를 보시고 너무너무 잘했다고 말씀해 주시더라. 존경하는 선배님의 말씀에 (내 연기가) 괜찮았나 싶었다”며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을 보며 나도 그만큼 연기해보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했다.
“배우로서 아직 많은 모습을 보여드린 건 아니지만, 약속드릴 수 있는 건 있어요. 저는 다작이 꿈이에요. 기다림이 짧은 배우일 테니 (제게) 정착해서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미지의 서울’에서 10년의 세월을 건너 사랑을 찾았다면, 차기작으로는 처음부터 진한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정통 멜로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순수하고 차분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줬다면, 앞으로는 더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박진영은 “센 역할도 좋다. 탈색도, 장발도 해보고 싶다”고 변화를 꿈꾸며 “사람의 욕심인 것 같다. 나도 욕심쟁이니까, 내가 해봤던 캐릭터를 유지하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트위스트 된 캐릭터에도 해보고 싶다. 여러 가지 많은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미지의 서울’은 박진영을 비롯한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시청률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3.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해 최종화 8.4%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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