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아침 어깨가 너무 아프네.”
엎드려 자는 사람, 모로 누워 자는 사람, 똑바로 누워 자는 사람. 사람마다 수면자세는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고 일어난 뒤 느껴지는 묵직한 통증이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더 강력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자고 일어난 뒤 느껴지는 뻐근함은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보면 어느새 팔을 들어 올리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잘못된 수면자세뿐 아니라 노화가 겹쳐지며 이같은 불편함은 점점 피부에 와닿는다. 통증을 무조건 참기보다, 내 몸의 회복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치료법을 찾아보는 것도 필요할 때다.
나쁜 수면자세는 의외로 근골격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어깨가 받는 영향이 크다. 운동을 격하게 하지도 않았고, 특별한 외상을 입지 않은 사람이라도 어느날 갑자기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심한 경우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누적된 압박’에 주목한다. 특히 잘 때 한쪽으로만 누워 자는 습관, 같은 자세로 장시간 일하거나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행동 등이 어깨 관절과 인대에 미세한 손상을 반복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복되는 통증 누적에 노화가 겹쳐지다보면 어깨질환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
대표적인 어깨질환이 회전근개 파열이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네 개의 근육과 힘줄로 구성된 조직이다. 어깨의 회전 운동과 팔의 들림, 돌림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역할을 맡는다. 문제는 이 구조가 매우 얇고 섬세하다는 것. 외상 없이도 반복되는 압박과 긴장으로 쉽게 손상될 수 있다.
조찬호 청담셀의원 대표원장은 “어깨는 해부학적으로 운동 범위가 넓은 만큼 불안정하고, 특히 잠잘 때 한쪽으로만 누워 자거나 장시간 어깨에 체중이 실리는 자세는 회전근개에 압박을 가해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가령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거나 어깨를 돌리는 동작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면 이미 염증이 시작됐을 수 있다”며 “이를 방치하면 결국에는 힘줄이 약해지고, 반복되는 손상 끝에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치 시 상황은 악순환을 겪게 된다. 어깨 통증을 피하려다 보니 어느 순간 한쪽 팔을 거의 쓰지 않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든다. 사용하지 않은 쪽의 근육이 위축되거나 관절이 굳는 현상, 소위 ‘오십견’으로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염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조 원장은 “단순히 노화라고 넘기는 사람이 많은데, 일상에서 반복된 잘못된 자세나 부담이 누적돼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 통증 신호를 알아채고 움직임을 점진적으로 회복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회전근개 손상이 의심되면 X-레이, 초음파, MRI 등 정밀검사를 통해 어깨 구조를 확인하고 손상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치료는 초기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자세 교정 등 보존적 방법이 중심이 되며, 이후 필요에 따라 조직 재생을 돕는 치료법이 병행될 수 있다.
최근에는 염증이 반복되거나 손상이 재발하는 경우, 손상된 조직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줄기세포 기반 치료가 보완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의 자가 회복 능력을 자극하고, 손상된 부위의 재생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직접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조 원장은 “줄기세포는 염증을 조절하고, 주변 조직에 회복 신호를 보내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며 “기존의 보존적 치료로 회복이 느린 경우나, 반복적인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에게 조직 회복의 속도를 높여주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줄기세포 치료는 수술이 아닌 비수술적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어 회복 부담이 적고, 초기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만성화나 파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통증을 유발하는 특정 동작이나 자세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잠을 잘 때는 한쪽 방향으로만 눕는 습관 대신 좌우를 자연스럽게 바꿔주는 게 좋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팔꿈치를 몸에 붙여 어깨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식이다.
평소 어깨에 피로가 쌓였다는 느낌이 든다면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손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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