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지 않을까요?” 로하스, ‘175HR’ 향해 뚜벅뚜벅

사진=KT 위즈 제공

 

“1군 콜업 후 타격감이 좋아져서 기쁩니다.”

 

긴 부침을 딛고 마침내 일어선다.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KT)가 1군 콜업 직후 두 경기에서 바짝 끌어올린 타격감을 선보였다. 2일 홈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맞대결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려 팀의 4-2 승리를 이끈 것. KT 입장에선 하루 전 터진 솔로포와 함께 더할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2017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뒤 KT에서 수많은 역사를 함께한 사이다. 2020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일궜고,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2019, 2020, 2024년)도 세 차례 수확한 바 있다. 일본프로야구(NPB)와 멕시코 리그 등 짧은 시기를 제외하면 어느덧 KBO리그서 올해로 6시즌째다. 팬들에게는 ‘노학수’라는 애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올 시즌 휘청이는 시간이 잦았다. 특히 5월부터 찾아온 타격 부진에 연거푸 신음하는 모양새였다. 6월에만 15경기서 타율 0.217(60타수 13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587에 그친 게 대표적이다. 이강철 KT 감독이 6월 말 1군 엔트리 말소를 결단한 배경이다. 당시 “분위기 전환 및 재조정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완벽한 부활이라고 하기에는 시기상조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수장 역시 “아직 더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희망찬 건 콜업 후 두 경기서 보여준 타격 페이스다. 열흘 만에 돌아온 로하스는 조금씩 본인을 향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1일 키움전에서는 시즌 10호포를 쏘아 올렸고, 이번에는 결승타다.

 

그는 경기 뒤 “부침이 있는 상태로 퓨처스팀에 내려갔다”며 “여러 부분을 조정하고 연습했다. 이성열 타격코치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 1군 콜업 후 타격감이 좋아서 기쁘다”고 밝혔다.

 

현시점 KBO리그서 통산 174호 홈런을 기록 중인 로하스다. 타이론 우즈(전 OB-두산)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단 하나의 아치만 추가로 그려낸다면 외국인 타자 역대 통산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이를 두고 “어제와 오늘 홈런 기록을 의식해서 타석에서 힘이 들어갔다”는 그는 “단지 외국인으로서의 기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KBO에서 뛰면서 했던 노력과 희생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기록을 경신한다면 내 야구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갈 것 같다”고 돌아봤다.

 

한편 KT는 로하스의 통산 175호 홈런 기록 달성에 앞서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역대 외국인 타자 통산 최다 홈런인 만큼 기념구를 구단에 기증하는 팬은 KT 구단 2026시즌 시즌권(중앙지정석)과 가보정 식사권(2인), 로하스 친필 사인 유니폼 등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된다.

 

로하스는 “이벤트를 준비해준 구단에도 너무 감사하다. 나를 슈퍼스타로 대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6년 동안의 그 어떤 기록보다 의미 있다. 나를 많이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KT 위즈 제공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