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 했으면 뭐라도 싸워볼 수 있을 텐데…”
프로야구 KIA와 LG가 격돌한 28일의 서울 잠실야구장, KIA의 9-8 살얼음판 리드가 이어지던 8회말 LG 공격이었다. 선두타자 오스틴 딘이 KIA 조상우를 맞아 연달아 2개의 파울을 냈다. 3구째 승부를 앞둔 바로 그때, 오스틴의 타격 준비가 늦었다. KBO 규정상 타자는 피치클락에 8초가 찍히기 전에 양 발을 타석에 두고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하지만, 오스틴이 늦어도 한참 늦었다. KIA 벤치가 즉각 어필에 나섰다. 주심은 기록실 확인을 거친 끝에 오스틴에게 피치클락 위반으로 인한 스트라이크 하나를 추가했다. 그렇게 희대의 ‘2구 삼진’이 기록됐다. 지난 4월20일 KT-키움전에서 김건희가 고영표 상대 첫 ‘2구 삼진’을 당한 후, 2번째로 나온 희귀한 장면이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를 어떻게 지켜봤을까. 상황 발생 직후 심판과 짧게 이야기를 나눴던 염 감독에게 당시 상황을 물었다. 사령탑은 “더그아웃에서도 시계가 다 보이지 않나. (시간) 오버한 건 맞았다. 나도 처음에는 ‘왜 안 들어가지, 타임했나’라고 생각했다. 옆에서 타격 코치도 타임 불렀다길래 나가서 심판한테 물었다. 그런데 안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스틴한테도 확인했다. 타임 했다고 하면 더 싸워볼 수 있지 않나. 그런데 본인이 안 했다는 거다. 그래서 ‘들어가’ 한마디 했다. 할 말이 없는 거다. 당연한 아웃이었던 것”이라고 그때를 돌아봤다.
오스틴은 왜 준비가 늦었던 걸까. 문제는 오스틴의 파울 타구 때문이었다. 파울이 나고 볼 데드 상황이 되면서 오스틴이 다소 여유있게 타석을 준비했다. 하지만 미처 플레이가 재개된 시점을 제대로 캐치하지 못했던 것. 염 감독은 “오스틴은 그 전 공에서 파울이 나서 늦게 들어갔다더라. 그런데 파울하고는 상관이 없다. 투수에게 공 돌아가면 시작인 것”이라며 작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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