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옥태훈이 팬들에게 큰 절을 올린 사연은

옥태훈이 28일 전북 군산CC 토너먼트 코스에서 열린 KPGA 투어 군산CC오픈 3라운드 5번홀에서 칩인버디를 성공시킨 뒤  팬들에게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PGA 제공
옥태훈이 28일 전북 군산CC 토너먼트 코스에서 열린 KPGA 투어 군산CC오픈 3라운드 9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옥태훈이 28일 전북 군산CC 토너먼트 코스에서 열린 KPGA 투어 군산CC오픈 3라운드 9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너무 감사합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라운드를 마친 옥태훈이 갑자기 팬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팬들도, 옥태훈도 활짝 웃었다.

 

사연은 이렇다. 옥태훈은 28일 전북 군산CC 토너먼트 코스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군산CC오픈 3라운드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흐름을 타면 몰아치기도 가능할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이날이 그날이었다. 3라운드에서만 버디 8개를 폭발 시켰다. 보기 1개가 아쉬웠지만,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합계 15언더파 201타, 단독 선두다. 공동 2위 그룹인 김민준, 이상희, 황중곤, 강성훈(12언더파 204타)과는 3타 차이다.

 

지난 22일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에서 정상에 올랐던 옥태훈은 2개 대회 연속 우승 도전도 가능한 상황이다.

 

뜨거운 인기다. 팬들은 이날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옥태훈과 함께 라운드를 돌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대회에서 김홍택, 김백준 등과 함께 가장 많은 팬을 몰고다니고 있다. 

 

흥미로운 장면이 있었다. 옥태훈이 18번 홀을 마친 뒤 기록처로 향하는 순간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며 사인 요청을 했다. 옥태훈 역시 무더위와 싸우며 18홀을 돌았기 때문에 지쳐있을 법 하지만, 친절하게 사인을 해주며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다만 기록을 적어내야 했기 때문에 사인 요청을 정중하게 미루고 기록지 접수처로 향했다. 이후에는 취재진과의 믹스트존 인터뷰도 진행됐다. 

옥태훈이 28일 전북 군산CC 토너먼트 코스에서 열린 KPGA 투어 군산CC오픈 3라운드 6번홀에서 페어웨이에서 바람 방향을 확인하고 있다. KPGA 제공

팬들은 돌아가지 않고 옥태훈을 기다렸다. 이에 취재진은 ‘이렇게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한 마디해달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이때 옥태훈이 아무런 대답없이 갑자기 몸을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방향으로 돌리더니 큰 절을 올렸다. 팬들의 사랑에 대한 감사함, 무언의 대답이었다.

 

이유가 있다. 2016년 KPGA 무대에 뛰어든 옥태훈은 꾸준하게 성적을 냈지만 유독 우승이 없었다. 지난해에도 최고 성적은 준우승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혹독하게 훈련했다. 옥태훈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정말 못하겠더라. 너무 안돼서 골프 하면서 처음으로 울기까지 했다”며 “정말 열심히했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성과가 나온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서막을 올렸고, 직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혹독한 훈련의 결과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캐디는 물론 코치인 염동훈, 김종필 프로 등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팬’이다.

 

옥태훈은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웠다. 16번 홀 지날 때 (너무 더위서 정신을 읽을 뻔 했지만) 스스로 ‘정신 차리자’라고 외칠 정도”였다며 “(이런 날씨에도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옥태훈은 “내일 마지막 날이다. 차분하게, 공격적이기 보다는 타수를 잃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안정적으로 플레이하겠다”고 약속했다.

 

군산=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군산=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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