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천재 유격수’의 은퇴식 “중요했던 건 언제, 어떻게”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우리 팀에서 어떤 선수였는데요. 이견이 없었습니다. 당연히 성대하게 열어야죠”

 

‘천재 유격수’가 팬들과 함께 그라운드 위 마지막 순간을 장식한다. 프로야구 두산은 오는 7월6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리는 KT와의 홈경기에서 김재호 SPOTV 해설위원의 은퇴식 및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두산에서만 21년을 뛰면서 원클럽맨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그가 친정 팬덤 ‘최강 10번 타자’와 작별 인사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재호는 2004년 1차 지명으로 곰 군단에 합류, 지난해까지 통산 1793경기에서 타율 0.272(4534타수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국시리즈(KS) 세 차례 우승(2015·2016·2019년) 주역으로 맹활약한 바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넓은 수비 범위와 순간순간 재치 넘치는 플레이, 탁월한 송구 능력 등을 뽐내며 2015, 2016년 KBO리그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을 거머쥐기도 했다. 국가대표로도 족적을 남겼다. 그는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쌓이고, 또 쌓인 내공은 화려한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잠실 내야를 묵묵하게 책임졌다. 구단 역대 최다 경기출장 및 유격수 최다 안타, 타점, 홈런 등 각종 기록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긴 것. 김재호가 남긴 1793경기 출장은 두산 프랜차이즈 최다 기록이다. 무엇보다 ‘포스트 김재호’ 오디션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김재호는 10년 이상의 기나긴 퓨처스리그(2군) 생활에도 특유의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주전 자리를 꿰찬 주인공이다.

 

이른바 ‘두린이’들의 우상은 물론, 후배 선수들의 롤모델로도 셀 수 없이 언급될 정도다. 그의 은퇴식 하루 뒤 전역(7월7일)을 앞두고 있는 육군 병장 안재석부터 시작해 여동건과 박준순, 이선우, 김준상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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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도 그런 김재호와의 마지막을 준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특히 날짜 선택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원클럽맨이라는 점에서 9개 구단 중 상대 팀을 특별히 고려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보다는 ‘언제’, ‘어떻게’가 중요했다. 오랜 시간 헌신해 온 레전드 아닌가.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서 낮 경기가 아닌, 주말 경기로 최우선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찌감치 성대하게 하기로 한 만큼 구단 내부적으로 온 신경을 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호 역시 구단을 통해 “21년간 정들었던 잠실 야구장이지만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큰 행사를 준비해주신 박정원 구단주님과 두산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영원한 안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팬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한편 김재호의 은퇴식 콘셉트는 ‘베어스 올타임 No.1 유격수’다. 두산 선수단은 경기 당일 ‘All Time No.1 Shortstop’ 패치를 모자와 헬멧에 부착한 채 경기에 나선다.

 

김재호는 KT와의 경기에 앞서 가족들과 함께 시구자로 나선다. 시구자로 등판하는 그에게 팬들이 하이파이브를 건넬 예정이다. 하이파이브를 함께할 팬은 구단 공식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집한다. 클리닝타임에는 21년의 헌신을 담은 기념패 등 선물 전달식이 열린다. 본격적인 은퇴식은 경기 종료 후 성대하게 거행 예정이다.

 

팬 사인회도 열릴 예정이다. 경기 당일 오후 4시30분부터는 야구장 중앙출입문 옆 사인회장에서 진행한다. 김재호의 팬사인회 참가 신청은 2일 오후 3시까지 구단 이메일을 통해 가능하다.

 

더불어 은퇴식을 기념하기 위해 1루 내야 광장에 특별 포토존을 운영하며, 기념 포토카드도 출시한다. 또한 은퇴 기념 티셔츠와 응원타올 등 9종의 기념 상품도 판매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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