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시선] 中 자본 투자에 우리의 대안은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2025 BTS FESTA)를 찾은 팬들이 행사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현재는 잔잔한 파도지만 향후 폭풍이 될 수 있는 중국 자본의 유입에서 K-콘텐츠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켜낼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우선 기업의 지배구조 방어에 대한 확실한 방법이 있어야한다.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이후 콘텐츠 기획이나 유통 방향에 외부 개입이 이뤄진다면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 의결권 제한형 계약 구조 마련, 콘텐츠 제작·기획에 대한 독립성 보장 조항 삽입,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지할 수 있는 정관 정비 등 구체적인 서류상의 제도가 완성돼야 한다.

 

산업 전체로 본다면 K-유통망도 필요하다. 현재 K-콘텐츠는 유튜브, 틱톡 등 외부 플랫폼의 의존도가 높다. 글로벌 OTT 역시 콘텐츠 노출과 수익 배분 구조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K-콘텐츠 중심의 자체 유통망 구축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가 공약집에서 강조한 토종 OTT의 육성은 K-콘텐츠의 미래를 위한 과제다.

 

대중의 인식 제고도 필수다. K-콘텐츠는 단순한 재미가 아닌 우리 사회의 정체성과 정신을 담은 문화 자산으로 발전하고 있다. ‘두유노 BTS?’는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실제로 인정받는 문구가 됐다. 누가 만들고, 어떤 방향으로 기획되며, 그 수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감시하는 문화적 시민의식도 필요하다. K-콘텐츠가 한 기업이 아닌 우리나라의 자산이며 문화라는 인식이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K-콘텐츠 중 해외 자본 유입에 가장 취약한 분야는 게임산업이다. K-팝과 드라마, 영화 등과 비교해 게임산업은 개발을 위한 투자 규모가 성공과 직결된다. 좀 더 적극적인 대처방안이 필요한 이유다. 중국 자본이 국내 게임 생태계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경우, 정부가 특정 산업에 외국인의 지분 투자 비율을 제한하는 법률을 검토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개발 비용이 많이 드는 게임사들을 위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전략적 투자를 유도하고, 펀드를 조성해 자본 유입 통로를 마련한다면 해외 자본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문화 콘텐츠 주권 보호법 논의를 시작해야할 때가 왔다. 지금 필요한 건 무조건적인 자본 개방도, 감정적인 배척도 아니다. 현실적인 전략과 견고한 방어선, 그리고 자기 정체성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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