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타 차 하루 만에 뒤집었다… 연장 접전 뚫은 노승희, 극적인 마수걸이 우승으로 포효

노승희가 22일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의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연장 접전 끝 우승을 차지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제공

 

시즌 처음으로 일궈낸 우승, 잊지 못할 뒤집기로 그 맛을 더했다.

 

노승희는 22일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의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에서 마무리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이다연과 연장 승부까지 벌인 끝에 짜릿한 우승을 거뒀다.

 

최종 3라운드가 열린 이날, 모두를 놀라게 한 대역전극이 수놓아졌다. 전날(21일)까지 리더보드 최상단에 있던 주인공은 중간 합계 13언더파 131타의 이다연이었다. 그리고 노승희는 이다연과 거리가 벌어진 공동 7위(7언더파 137타)였다. 하지만 대회 마침표를 찍는 최종일에 누구도 예상 못한 반전이 찾아왔다.

 

노승희가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버디만 6개를 낚는 기염을 토했다. 그럼에도 이다연에게 기회는 있었다. 보기 2개, 버디 2개를 엮은 이븐파로 흔들렸지만, 먼저 홀아웃한 노승희를 앞에 두고 선 최종 18번 홀(파5)에서 2.5m 버디 퍼트만 떨궜다면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회심의 한방이 빗나가면서 운명의 수레바퀴가 굴렀다.

 

18번 홀에서 속행된 연장전, 여기서 끝내 노승희가 웃었다. 티샷부터 운명이 갈렸다. 노승희의 티샷은 페어웨이로, 살짝 어긋난 이다연의 티샷은 러프에 떨어졌다. 기세를 움켜쥔 노승희가 막판 기가 막힌 6m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파에 그친 이다연을 눌러 대역전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노승희가 22일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의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연장전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KLPGT 제공

 

이로써 노승희는 KLPGA 투어 통산 3승을 빚었다. 지난해 6월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메이저 퀸에 올라 데뷔 5년 만의 첫 우승을 거뒀다. 이어 그해 9월 OK저축은행 읏맨 오픈까지 제패했다. 이후 9개월 만에 3번째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지난달 두산 매치플레이 3위, 직전 DB그룹 한국여자오픈 단독 4위 등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렸던 그는 이번 마수걸이 우승과 함께 상금 1억8000만원을 챙겼다. 올 시즌 상금 순위는 5위(4억187만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 순위도 12계단 상승해 8위(174점)가 됐다.

 

우승을 거둔 노승희는 “(3라운드)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우승 생각은 못했다. 최대한 버디를 많이 잡아서 순위를 끌어올려 보겠다는 생각이었다”며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했다. 연장 (버디) 퍼트가 들어갈 땐 아드레날린이 퍼지는 느낌이었다”는 짜릿한 우승 소감을 전했다.

 

엄청난 뒷심의 비결을 묻자 “날씨가 더워지면 샷감이 좋아지는 편이다. 지난달 매치플레이부터 샷감이 좋았고, 미국 다녀오면서도 공이 정타로 맞는 임팩트가 좋아졌다고 느꼈다”며 “퍼트 감만 따라준다면 성적이 따라오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노승희가 22일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의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연장 접전 끝 우승을 차지한 후, 우승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KLPGT 제공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 목표는 상반기 첫 승이었다. 목표를 이뤄내 기쁘다. (올해) 남은 대회에서 2승을 추가해 3승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남은 하반기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을 거두는 게 목표”라며 “꾸준히 리더보드 상단에 있는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통한의 준우승에 머문 이다연은 2023년 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이후 2년 만에 찾아온 우승 찬스를 놓쳤다. 최종 12언더파 204타로 1타 차로 아쉽게 연장에 합류하지 못한 임희정이 3위로 뒤를 이었다. 한국여자오픈에 이어 2연승에 도전한 이동은은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6위를 기록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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