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4승…롯데가 바랐던 확실한 1선발, 사령탑의 시선은?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물건이다.

 

좌완 투수 알렉 감보아가 한국 무대를 밟은 것은 지난달 중순이다. 롯데와 손을 잡았다. 이적료 10만 달러에 연봉 총액 33만 달러 규모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컸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기존 외인 투수 찰리 반즈의 부진이 계속됐던 까닭이다. 다만,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없다는 점, 그리고 제구력 측면에서 물음표가 있다는 점 등이 불안요소로 여겨졌다. 1선발다운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5경기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37 등을 거두며 진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전에선 4⅔이닝 4실점(4자책)으로 고전했으나, 이후 4연승 질주를 내달렸다. 이 기간 꼬박꼬박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작성했다. 기본적으로 이닝을 길게 끌어주는 데다 구위, 제구, 스테미너 등에서도 합격점을 받기 충분하다. 타 구단에서도 저런 투수를 어떻게 데려왔느냐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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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보아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구속이다. 최고 150㎞대 후반에 이르는 직구를 앞세워 타자를 윽박지른다. 포심은 평균 152.5㎞(스탯티즈 기준)에 달한다. 심지어 투구 수가 100개 가까이 되도 구속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감보아의 강점’에 대해 “무엇보다 구속이 좋다. 타자를 이긴다. 빠른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꽂히니 공략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태도도 좋다.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기보다는, 주변 이야기에 적극 경청한다. 새 리그, 새 팀에 녹아들려는 노력이다. 빠른 시일 안에 투구 폼을 교정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처음 한국 무대를 밟았을 땐 허리를 깊숙하게 숙였다가 투구하는 폼을 선보였다. 발 빠른 주자들의 타깃이 됐다.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따라 간결하게 바꿨다. 주장 전준우는 감보아에 대해 “팀 문화에 작 적응하고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 한다. 실력과 태도를 갖춘 선수라 앞으로 더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판도를 뒤흔든다. 계속되는 부상 악재 속에서도 롯데가 3강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감보아의 공이 크다. 선발진 안정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불펜진 과부하까지 줄여주고 있다. 다른 구단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장에선 외인 교체 시(단기 대체 외인 포함) 감보아와 같은 빠른 구속을 가진 선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감보아에게도 새로운 도전의 장일 터. “이렇게 큰 응원 속에 야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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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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