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탈출’ 하영민 활짝 웃었다 “역시, 이기는 게 좋네요”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역시, 이기는 게 좋네요.”

 

올 시즌 키움 마운드를 논하는 데 있어 하영민을 빼놓을 수 있을까. 개막 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 휴식 없이 꼬박꼬박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때로는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굳건하게 제 자리를 지켰다. 그것만으로도 팀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하영민의 이름이 나오자 “참 미안하고 또 고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하영민은 지난 시즌부터 풀타임 선발로 뛰고 있다. 투수조 맏형으로서 (힘든) 내색 없이 버텨주고 있다. 승리랑 연결이 되면 더욱 좋겠지만, 야수들도 집중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장의 바람이 통한 것일까. 또 한 번 호투로 키움 팬들을 즐겁게 했다.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와의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1실점(1자책)으로 시즌 6승(7패)째를 신고했다. 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9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위기관리능력을 앞세워 실점을 최소화했다. 무엇보다 사사구가 없었던 부분이 주효했다. 총 투구 수는 94개. 스트라이크 63개로 날카로운 제구력을 자랑했다. 최고 148㎞에 달하는 직구를 바탕으로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 커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었다.

 

사진=이혜진 기자

 

과정 또한 쉽지 않았다. 키움은 9회 초,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마무리 원종현이 내야안타를 포함 3개의 안타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놓인 것. 안타 하나면 역전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정준재와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연거푸 삼진을 돌려세우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하영민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았을 터. 동료들과 함께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긴장까진 안했다”고 운을 뗀 하영민은 “내 승리보다는, 팀이 승리해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제발 이길 수 있게, 기도를 좀 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마크한 6승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3승을 SSG를 상대로 올렸다. 등판할 때마다 승리를 노래했다. 그만큼 강했다. 이날 경기까지 19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내준 실점은 3점에 불과하다. 하영민은 이와 관련해 “나도 몰랐다. 처음 알았다”고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감정은 절대 없다. 우리 팀 야수들이 잘 쳐주고, 뒤에 투수들(불펜진)이 잘 막아준 덕분에 3승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도 1회 초 먼저 실점하긴 했으나, 6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 상황도 없었다. 하영민은 “매 이닝마다 전력투구하려 했다”고 귀띔했다.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한다. 사실 잘 던지고도 승수를 쌓지 못한 기억이 꽤 된다. ‘캡틴’ 송성문이 미안한 마음을 전했을 정도. 하영민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오히려 “내가 더 잘 던졌으면 어떻게 바뀌었을 지 모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베테랑으로서 후배들도 살뜰히 챙긴다. 룸메이트 김윤하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김윤하는 최근 선발 15연패에 빠졌다. 하영민은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 정말 성실하게 야구하는 친구다. 풀도 죽고, 운 적도 많은데 강하게 뭐라 하는 편이다. 야구 할 날이 많은 선수다. 나중에 큰 선수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고척=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