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ONE) : 하이스쿨 히어로즈’는 뻔한 학원액션물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담긴 묵직한 메시지로 깊은 울림을 줬다. 일진을 처단하는 사이다 액션은 통쾌함을 선사했고 상처를 치유하는 주인공들의 연대는 위로와 공감을 안겼다. 그 중심에는 배우 김도완이 있다. 배우 이정하가 액션을 중심으로 극의 역동적인 전개를 맡았다면 김도완은 액션과 더불어 복잡한 서사와 감정선으로 드라마의 감성적 깊이를 더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원(ONE) : 하이스쿨 히어로즈’는 아버지의 억압에 시달리던 전교 1등 의겸(이정하)과 그의 천부적인 싸움 재능을 이용하려는 윤기(김도완)가 복면을 쓴 하이스쿨 히어로즈를 결성해 학교 폭력 서열을 뒤엎는 액션물이다. 누적 조회 수 6500만회를 기록한 이은재 작가의 웹툰 ‘원’이 원작이다. 지난달 30일 첫 공개 이후 18일 연속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 견인 1위를 달성하며 마지막 회차까지 인기를 입증했다.
김도완은 주인공 의겸을 싸움의 세계로 이끄는 설계자 강윤기 역을 맡았다. 빠른 상황 판단력을 지닌 강윤기는 의겸의 싸움 잠재력을 알아보고 그를 히어로의 세계로 이끌어간다.

김도완은 능청스러워 보이지만 내면의 상처를 간직한 강윤기의 복합적인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오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친구 지성(윤현수)을 마주했을 때는 벅찬 눈물을 흘렸고 최종 빌런 기수(유희제)를 마주했을 때는 분노와 두려움이 공존하면서도 단호한 면모를 보였다. 강윤기는 극이 진행되며 숨겨왔던 수준급 싸움 실력을 드러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도완이 이정하와 펼치는 학교 폭력 참교육 팀플레이는 매 회마다 볼거리를 선사했다.
감정과 액션 연기 두 축을 모두 잡은 김도완은 이번 작품을 통해 30대 주연 배우 존재감을 빛냈다. 단역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쌓아올린 연기 내공을 강윤기를 통해 마음껏 발산했다.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를 가진 김도완은 작품을 향한 호평에 안도감을 느낄 법 했지만 시종일관 겸손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재미있게 봐주셨다는 말이 많았다. 친구들이나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제가 찍은 작품이다 보니까 객관성을 잃기 쉬워서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궁금했는데 굉장히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웹툰 속 싸움 설계자 강윤기를 표현하기 위해 촬영 전 고민이 깊었다. 김도완은 “감독님과 엄청 많은 얘기를 나눴다. 어떻게 하면 원작과 조금은 다르게 더 능글맞고 능청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비밀스럽게 보일 수 있을지 사소한 디테일을 하나하나 만들면서 작업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떠올렸다.
원작이 웹툰인 만큼 현실감을 살리려는 노력도 따라왔다. 김도완은 “기술적으로 설명을 해줘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까 말맛을 잘 살려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단조롭지 않게 들릴 수 있게 딕션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또 말의 리듬감을 살리려고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고 현장에서도 리허설을 계속 하면서 (대사를) 잘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고심할 수 밖에 없던 캐릭터였지만 김도완이 강윤기의 매력에 빠진 데는 작품 속 설계자라는 위치 때문이었다. 김도완은 “이렇게 주체적으로 끌고 가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처음이었다. 판을 설계해 나가는 캐릭터의 모습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무엇보다 뒤로 갈수록 비밀이 풀리면서 나오는 액션들이 굉장히 멋있었다”고 말했다.

액션이 워낙 많은 작품이었던 만큼 촬영에 시작 전부터 액션스쿨에 살다시피 했다. 김도완은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촬영 중간에도 계속 액션스쿨을 수개월 간 다녔다. 1회부터 마지막 8회까지 액션 합이 너무 많았어서 액션스쿨에 살다시피 다니면서 합을 맞췄다”고 돌아봤다. 이어 “사실 현장에서 합을 하나라도 틀리면 상대 배우나 제가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서로가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워낙 다양한 액션도 많았고 각자 주로 쓰는 액션이 다르다 보니까 그걸 보는 재미도 있었다. 또 액션이 성공적으로 잘 나와서 모니터를 볼 때의 그 희열감은 정말 최고였다”고 웃었다.
또한 “강윤기가 마냥 마르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덩치를 키우려고 운동을 많이 했다”고 외형적인 지점도 신경 쓴 부분을 밝혔다. 김도완은 “왜소해 보이면 시청자가 윤기를 마냥 약한 친구라고 싸움을 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들여질까 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서 지금보다 더 큰 덩치로 촬영을 준비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럼에도 100% 만족은 없다. 김도완은 “저는 제가 항상 아쉽다. 감독님이 편집을 잘해주셔서 현장에서 봤을 때보다도 더 멋있게 나왔더라. 감독님께 상당히 감사했다”며 “(액션을 봤을 때) 100점 만점에 60점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훈련을 하고 액션스쿨에서 합을 맞추다 보니까 조금은 소질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반면 함께 호흡을 맞춘 이정하를 향해서는 “95점 정도는 받아야 한다”며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제가 싸우는 장면이 없을 때도 이정하는 액션을 열심히 다 소화했다”고 칭찬했다.
이정하와는 액션스쿨을 함께 다니면서 누구보다 친밀한 사이가 됐다. 이정하가 본인을 “친형 같다”고 했다는 말에 김도완은 웃으며 “저도 정하가 친동생 같다”고 웃어보였다. 이정하뿐 아니라 액션스쿨에 함께 다닌 모든 배우들과도 돈독해졌다. 김도완은 “엄청나게 끈끈해지더라. 같이 계속 땀 흘리고 자연스럽게 합을 맞추다 보니까 ‘우리는 친해져야 돼’ 이렇게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었는데도 친해졌다. 쉬면서도 캐릭터 얘기를 많이 나누고 자연스럽게 고민도 나누다 보니 모든 배우들과 끈끈해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실 정말 모두가 다 잘했다. 액션 종목이 다 다르다 보니까 각자 종목을 최선을 다해서 연습했다”며 “이중에서도 정하가 맡은 의겸은 싸움 천재이기 때문에 모든 액션을 다 습득해서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정하가 가장 액션을 잘했고 고생도 정말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ONE : 하이스쿨 히어로즈’는 그저 학교 일진들을 처단하는 쾌감에만 집중한 학원 액션물은 아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학교 폭력은 물론이고 가정폭력 등 현실의 다양한 폭력 문제를 직시한다. 부조리와 권력의 남용, 무관심 속의 고통에 맞서 주인공들이 저항과 연대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은 상처받은 청춘의 회복을 응원한다.
김도완은 “의겸이나 윤기가 받은 상처나 내면의 깊은 고뇌를 이 작품에서 표현하려고 감독님과 배우들이 신경을 많이 썼다”며 “의겸이가 당한 가정폭력과 폭력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 전체의 분위기, 그리고 윤기가 받은 상처 등 사건을 겪어가면서 서로 극복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 화에서 의겸은 싸움 최강자 기수를 쓰러뜨린다. 전설의 무명고등학교로 전학을 가는 의겸과 윤기의 모습은 아직 끝나지 않은 하이스쿨 히어로즈의 이야기를 암시하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속편 제작 가능성에 대해 김도완은 “시즌2가 나온다면 저는 너무 감사하고 행복할 것 같다”며 “아직 자세한 계획은 모르는 상태지만 만약 시즌2 제작이 된다면 기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복을 입을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많이 입겠다”고 웃으며 각오를 다졌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