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다음 롯데’ 숨 고를 틈 없다… ‘산 넘어 산’ 한화, 선두 수호 시험대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비상하는 독수리가 정상에 섰다. 그러나 여유를 가질 틈조차 없다. 단독 선두에 오르자마자 곧장 거인과 조우한다.

 

프로야구 한화는 17일부터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3위 롯데와의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촘촘한 순위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리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느냐가 달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화는 지난 15일 대전 LG전에서 우중 접전 끝에 짜릿한 역전승(10-5)을 거둬 1, 2위 자리를 뒤바꿨다. 이로써 시즌 41승1무27패(승률 0.603)를 기록하며 LG(40승2무27패·승률 0.597)를 반 경기 차로 제쳤다. 더불어 지난달 13일 이후 33일 만의 1위 등극이다.

 

두 팀의 이번 시리즈 대결은 ‘미리보는 한국시리즈(KS)’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치열했다. 13일 첫 경기가 우천취소됐고, 이튿날엔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에도 승패를 가리지 못해 2-2 무승부에 머물렀다. 가용 가능한 자원을 모두 쏟아부었다. 대타와 대수비까지 포함해 양 팀 야수 29명이 총출동했을 정도다. 헛심을 켠 뒤 마주한 시리즈 최종전은 한화가 초반 4점 차 열세를 딛고 웃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순위표 최상단에 자리할 자격을 갖췄다. 최근 5경기서 두산과 LG를 만나 4승1무를 마크, 총 30득점 12실점 성적을 썼다. 이 시기 4번타자 노시환이 7안타 2홈런 5타점 등 뜨거운 페이스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올 시즌 69경기에서 타율 0.234(261타수 61안타) 13홈런 46타점에 그치는 부진을 겪고 있다. 타격 사이클을 부쩍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밖에도 조동욱과 황준서 등 마운드 영건들도 전천후 활약을 통해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그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건 거인들이다. 리그 3위 롯데는 올 시즌 37승3무30패(승률 0.552)를 기록하며 3.5경기 차로 한화를 쫓고 있다.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상위권 구도는 재차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상대 전적은 팽팽하다. 한화는 롯데와의 이번 시즌 맞대결서 3승4패다. 비록 롯데가 부상 병동에 시달리는 불운을 겪고 있지만, 한화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리그 타율 3위(0.322)에 빛나는 문현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롯데 상대로 유독 강한 면모를 자랑한다. 그는 2023년 프로 데뷔 후 롯데에 맞서 3시즌 연속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지난 3년 동안 타율 0.323(99타수 32안타) 4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롯데 상대 통산 OPS(출루율+장타율)는 0.927에 달한다.

 

문현빈의 ‘저격수’ 본능은 올 시즌 계속되고 있다. 롯데와 맞붙은 6경기서 타율 0.350(20타수 7안타)이다. 지난달 25일 대전 롯데전에서는 홀로 2안타 3볼넷 활약을 펼쳤고, 연장 10회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의 주인공으로도 우뚝 섰다.

 

어느덧 정규리그 일정의 절반 가까이 소화했다. 대권에 도전하는 한화에 있어 매 순간이 시험대다. 정상에 오른 독수리들이 승승장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한화는 17일 시리즈 첫 경기 선발 투수로 라이언 와이스를 예고했다. 이에 맞서는 롯데의 선발 투수는 터커 데이비슨이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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