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돌아온 ‘곰 에이스’ 첫승 신고… 곽빈 “팀 중심에 서겠습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무거웠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비운다. 우완 투수 곽빈(두산)이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올렸다. 삼세판만이었다.

 

곽빈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7⅔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직구 구속은 최고 시속 153㎞까지 나왔고, 경기 후반에도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보였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곽빈은 “작년에는 8경기나 치르고 첫 승이었는데, 올 시즌은 3경기 만의 승리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투구 수 제한이 풀리자마자 긴 이닝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 잠실 KIA전(3이닝 3실점), 8일 잠실 롯데전(5이닝 2실점)의 과정을 밟은 덕분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곽빈은 “팬들께 하루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앞선 두 경기를 보면 실전 감각이 부족해 당초 계획한 대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어려웠다”며 “그래서 오늘(15일)만큼은 차라리 ‘10점 줘도 좋으니 가운데로 던지자’는 마음이었다. 사사구 주지 말고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는 게 목표였고, 사실 완투까지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나보다 공이 좋고, 힘도 좋은 (김)택연이가 있으니까 (다음을) 믿고 맡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단상 인터뷰에 올라 팬들을 향해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다승왕 시즌을 보낸 곽빈이었기에 올 시즌 한층 더 많은 기대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부상 암초를 만나면서 많은 게 꼬였다. 개막 직전 생긴 내복사근 부상에 선수 본인과 구단 모두 골머리를 앓았다.

 

에이스를 잃은 선발진은 휘청였고, 팀이 하위권을 맴돈 배경이다. 이승엽 전 감독은 6월 초 곽빈의 1군 복귀를 앞두고 성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를 결정하기도 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곽빈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냈다. 팬들께서 내게 큰 기대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팀 역시 생각해 둔 구상이 있을 텐데 (내 부상이) 시작하기도 전에 깨버렸다”며 “정말 죄송하다. 스스로에게 다신 안 다치겠다고 약속하고도 부상을 당하니까 너무 속상하더라. 특히 최근 한 달 동안 ‘빨리 돌아가서 잘해야 하는데’ ‘이젠 다치면 안 되는데’ 이런 생각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마음을 추스르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곽빈은 “이번 시즌은 마음 편하게, 좋아해서 시작한 야구인 만큼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기면서 하자’는 생각”이라며 “작은 일에도 감사하면서 계속 나아가겠다. 실패해도 부끄러운 시즌이 아니다. 아직 어리고, 경험도 많이 쌓을 필요가 있다. 배울 게 많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다들 우리 팀을 향해 ‘리빌딩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팀 주축으로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메시지를 팬들과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잠실=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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