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이 따끔거리거나 헐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많다. 이런 증상은 주로 ‘구내염’이 원인으로,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종종 나타난다. 대개는 며칠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구내염이 쉽게 낫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병변의 크기나 색이 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경우엔 구강암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구강암은 흔하지 않다는 이유로 간과하기 쉬우며, 초기 증상이 워낙 애매한 탓에 조기 진단이 어려운 암 중 하나로 꼽힌다.

구강암은 입안 점막에 발생하는 암으로, 혀나 잇몸, 입술, 구강 바닥 등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다. 초기 구강암은 하얗거나 붉은 반점, 혹은 궤양 형태로 나타나는데 병변이 한 곳에 국한돼 있으며 잘 낫지 않는다.
이런 증상은 구내염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가 방치하고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지곤 한다. 그 사이 병변은 점점 자리를 잡고 악화되며, 시간이 지나면서 출혈, 감각 이상, 음식물 섭취 시 불편함, 말하기 어려움 등의 증상으로 이어진다.
구내염은 대개 한 부위에서 시작해 다른 곳으로 옮겨 가며 수일 내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병변에 물이나 음식이 닿을 때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도 구내염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이와 달리 구강암으로 인한 병변은 초기에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고 다른 부위로 옮겨지지 않으며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차이를 인지하여 구강암의 특징이 확인된다면 지체 없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흡연과 음주, 불량한 구강 위생, 보철물, 임플란트 등으로 인한 만성적인 자극,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등이 구강암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위험 인자를 지니고 있다면 입안 점막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진단을 위해서는 육안 검진 이후 필요시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조직검사는 의심 부위를 국소 마취한 뒤 병변 일부를 떼어내 현미경으로 세포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만약 병변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크기가 커지면서 단단한 덩어리로 변하는 양상을 보인다면 반드시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 구강암은 진단 시기에 따라 생존율이 크게 달라지는 질환이므로, 조금이라도 진단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는 주로 수술을 통해 이루어지며, 암의 위치나 크기, 전이 여부에 따라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가 병행될 수 있다. 조기 치료가 이루어지면 기능적 손상 없이 치료가 가능하지만,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발음이나 씹는 기능,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성명훈 땡큐서울의원 원장은 “우리나라에서는 구강암의 발생률이 낮아 실제 임상에서 구강암을 접해본 의료진이 많지 않다. 때문에 의료진조차 구내염과 구강암을 잘 구분하지 못해 진단이 늦어지는 케이스도 종종 발생한다”며 “진단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선택해야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구강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진단 시점에 따라 생존율과 후유증 여부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늦기 전에 검사를 받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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