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의 활약이 대표팀에 시너지를 줄 수 있다.”
사령탑은 6월 A매치 2연전 이후 달라진 시선을 드러냈다. 그간 유럽파에 가려 주목을 덜 받았던 K리거들. 이번 2연전은 달랐다. 전진우, 김진규(이상 전북), 김주성(서울), 이태석(포항) 등 K리그 출신 자원들이 출전 기회를 잡고 성과를 냈다. 홍 감독 역시 “기회를 더 줄 수 있다”며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홍명보호 첫 소집엔 26명 중 K리거가 12명이었다. 울산 HD 감독 시절 눈여겨본 자원들을 대거 발탁했지만, 경쟁에서 살아남은 선수는 몇 없었다. 결국 대표팀은 유럽파 중심으로 재편됐다. 그러나 이번 6월 소집에 다시 12명(27명 중)이 선발됐다. 시즌을 막 끝낸 유럽파의 체력 부담 우려가 있었다. 특히 쿠웨이트전은 본선 진출 확정 이후 열린 경기라는 특수성 속에서 K리거들이 대거 기회를 잡았다.

성과도 분명했다.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전진우는 2연전서 어시스트에 자책골까지 유도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태석 역시 지난 3월, 6월 A매치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주목을 받았다. 김주성도 쿠웨이트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르며 합격점을 받았다. 약 3년 만에 대표팀으로 복귀한 김진규도 이라크전에서 선제골을 신고하며 존재감을 되찾았다. 홍 감독이 “김주성에게 소속팀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주문했는데 잘 수행했다. 전진우도 좋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K리거에게 기회가 온다.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FIFA가 정한 A매치 데이에 치르는 대회가 아니기에 유럽파 차출이 어렵다. K리거들의 무대가 될 수 있는 배경이다. 박진섭(전북), 최준(서울), 박승욱(김천) 등이 다시 승선할 수 있다. 이동경(김천), 이호재(포항) 등 새 얼굴도 대표팀 승선이 충분히 가능한 자원들이라 기대해볼 만하다.

홍 감독은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를 본선에 선발해야 한다. 다양한 선수들을 관찰하고 있다. K리그와 해외리그, 모든 선수의 상황을 다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력이 우선이라는 원칙이지만, 기회는 K리거에게도 열려있다는 의미다.
대표팀은 베스트11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예기치 못한 변수 속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은 뎁스에서 나온다. 국내파의 활약은 대표팀의 선택지를 늘리고, 위기 속 대안이자 미래의 자산이 된다. K리거의 다리가 분주해질수록, 대표팀은 단단해진다. 우선 13일부터 재개될 K리그에서 증명해야 한다. 꿈의 무대인 태극마크를 향한 K리거들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