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인퍼즐’ 김다미 “쉽지 않던 브이로그…언제 또 할지 모르겠어요”

디즈니+ '나인퍼즐' 프로파일러 윤이나 역
"만화적인 캐릭터, 초반엔 고민도 있었다"
"손석구와 로맨스 시도했지만 안 되더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 퍼즐’ 윤이나를 연기한 배우 김다미가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UAA

 

영화 ‘마녀’의 구자윤,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조이서까지 배우 김다미는 유난히 현실에서 보기 힘든 독특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현실과 동떨어진 만화적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건 배우로서 어려운 작업이지만 김다미는 유독 캐릭터성이 짙은 역할에 강점을 보여왔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 퍼즐’의 윤이나도 마찬가지다. 서울경찰청 프로파일러 윤이나는 명탐정처럼 날카로운 관찰력과 추리력을 지녔지만 어린아이 같은 말투와 행동을 보이곤 한다. 주변 인물들과 달리 텐션 자체가 높고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등 꾸밈없는 언행이 특징이다. 다소 과해보일 수도 있지만 김다미는 과장된 감정조차 사랑스러움으로 구현해내며 자연스러운 설득력을 부여했다. 

 

‘나인 퍼즐’ 종영 후 인터뷰를 가진 김다미는 “제가 그동안 맡은 역할 중에 제일 캐릭터성이 짙은 인물이었다. 대사의 리듬이나 빠른 속도, 손짓이나 몸짓 등을 미리 정해놓고 캐릭터를 구상했다”며 “어린아이 같은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 남의 말도 안 듣고 얼굴에 철판을 깐 것처럼 본인의 감정만 표현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고민한 지점을 밝혔다. 

 


윤이나는 평소엔 어린아이 같지만 본업에선 누구보다 분석력이 돋보이는 천재적인 명탐정이다. 김다미는 “프로파일링을 할 때는 천재적인 면모가 있어서 머리를 거치지 않고 입으로 말을 하는 것처럼 대사를 빠르게 했다. 대사가 길다 보니까 재밌게 표현하기 위해 리듬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건을 표현할 때 손짓이나 걸어가는 동작 등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외형적인 특징도 신경을 썼다. 넥타이와 헤드폰, 약간 삐친 머리 등 만화적이고 개성적인 포인트가 작품을 준비하면서 하나씩 더해졌다. 김다미는 “처음에 감독님이 전체적으로 만화적인 연출을 한다며 배경도 현실과 만화 사이 느낌이라고 하셨다. 윤이나도 생각을 하면 딱 떠올리게 되는 아이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고민 끝에 넥타이를 하기로 결정했다”며 “또 어떤 색깔을 배치할까 고민하다가 빨간색을 하게 됐고 윤이나가 패션에 관심이 많으니 네일아트와 귀걸이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처음에 (캐릭터를) 다 만들었다기보다는 하나씩 추가해 나갔다. 프로파일링 할 때 쓰는 안경도 마찬가지로 그런 것들이 다 윤이나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너무나 만화적인 캐릭터였어서 고민도 많았다. 김다미는 “고민이 되고 어려웠던 지점이 있었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 (캐릭터를) 시청자 입장에서 납득이 될지 고민이 많았다. 초반에는 사실 어떻게 보면 어색하게 다가오는 지점이 있을 수 있는데 사건이 진행되고 이 세계에 들어가게 되면 이입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돌아봤다. 

 

사진=UAA


이어 “그래서 무언가를 현실적으로 하려고 했다기보다는 초반에 윤이나가 가진 캐릭터성을 보여주고 사건이 진행되면서 진지하면서도 아픈 면모를 조금씩 넣어주면 (시청자에게도) 자연스럽게 보여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작품 참여를 결정했을 때만 해도 윤이나가 만화적인 인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김다미는 “처음 대본이 왔을 때는 감독님이 연출 방향을 얘기해 주지 않은 상태였었다. 그래서 오히려 사실적인 이야기로 봤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현실적인 작품과의 차이점을 두고는 “연기를 할 때 현실적인 캐릭터도 재미있고 좋지만 영화가 재미있는 건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는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나. 상상했던 일들을 해보는 게 재미 있어서 이번 작품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배우 손석구와의 케미스트리는 작품에서 가장 빛나는 요소 중 하나다. 손석구가 연기한 김한샘은 10년간 윤이나를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하지만 진범을 잡기 위해 공조를 시작하면서 누구보다 신뢰를 쌓는다. 공조 과정에서 보여주는 두 인물의 티키타카는 깨알 웃음을 선사한다.

 

김다미는 “김한샘이 윤이나를 10년동안 의심했는데 공조하는 관계로 바뀌는 게 어떻게 해야 가능할지 저희 둘 모두 그 감정의 흐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김한샘이 윤이나에게 스며드는 포인트를 우리가 어떻게 가져갈지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김한샘은 윤이나가 공조를 핑계로 집에 얹혀 살기 시작하면서 마음의 벽을 점차 허문다. 김다미는 “감독님이 윤이나의 천재적인 지점을 김한샘이 질투하는 느낌도 넣었다. 또 윤이나에게 웃어준다거나 챙기는 듯한 포인트를 살짝씩 넣으면서 둘의 관계를 가져가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사진=UAA

 

시청자 사이에선 윤이나와 김한샘의 독특한 관계성에 로맨스를 바라는 반응도 나왔다. 배우들 또한 로맨스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했다. 다만 김다미는 “저희도 처음에는 로맨스 느낌이 나게끔 해야 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한 번 (로맨스 느낌) 시도를 해 보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 되더라.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냥 (시청자에게 해석을) 열어둬야 되겠다’ 했다”고 웃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누군가에게는 멜로로 보일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웃어주거나 챙겨주는 포인트, 한 집에서 부부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습들이 (시청자 입장에서 로맨스를)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이 많아지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마녀’와 ‘이태원 클라쓰’, SBS ‘그해 우리는’ 등 또래 배우 중 눈에 띄는 필모그래피를 남기고 있는 김다미다. 올해는 ‘나인 퍼즐’에 이어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JTBC 드라마 ‘백번의 추억’ 공개를 앞두고 있다.

 

배우로서 강점을 묻자 김다미는 “제 성격이 말이 없기도 하고 내향적이다. (그래서 저에 대해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안 하려고 하는 마음도 있다. 대중이 (작품에서 저를) 캐릭터로서만 바라봐 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그래도 배우로서 그 인물이 가진 감정 등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인 것처럼 보이려고 많이 노력하려고 한다. 외모적으로도 평범한 얼굴이 주는 저의 강점이 있다고도 느껴진다”고 답했다. 

 

김다미의 말처럼 그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콘텐츠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배우다. 다만 최근 소속사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처음으로 브이로그를 공개했다. 극I형이지만 일본 여행 틈틈이 찍은 영상으로 근황을 궁금해하는 팬들을 위한 선물이었다.

 

김다미는 “아무래도 작품 공개가 계속 미뤄지다 보니까 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브이로그 생각이 났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하고 기획해서 만들게 됐는데 이후로 언제 또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사실 찍고 나서도 (영상이) 못 나갈 것 같았다. 편집을 잘해주셔서 나가게 됐는데 (브이로그가) 쉽지 않더라”라고 웃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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