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이 오기 전, 이른 바캉스를 떠나고 싶다면 속초 여행은 어떨까. 속초의 바다도 좋지만 초여름의 산도 정말 멋지다. 초록으로 물든 산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고 싶다면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 설악’을 눈여겨보자.
이곳은 설악산을 찾는 여행객에게 최고의 입지를 자랑한다. 호텔에서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걸어서 5분이면 닿는다. 이렇다보니 옛 수학여행의 추억을 돌아보고 싶은 액티브 시니어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뿐 아니다. 콘셉트에 진심이다. 평범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호텔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영국 왕실 세계관이 펼쳐진다. 입구에 설악산을 배경으로 주차된 1950년대 런던 시내를 누비던 이층버스 ‘루트마스터’가 묘하게 호텔 내부와 어울린다.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호텔은 MZ세대에게는 ‘빈티지 호텔’로, 해외 관광객에게는 아름다운 한국을 즐기기 좋은 장기투숙을 위한 숙박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전 객실 설악산 뷰… 5~6층에 이그제큐티브 객실 리뉴얼

켄싱턴호텔 설악은 총103개 객실을 운영 중이다. 모든 객실에서 설악산의 아름다운 전망을 사계절 내내 감상할 수 있다. 객실은 스탠다드, 디럭스,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등으로 구성됐다.
30여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가 머물던 프레지던트 스위트는 이제 드라마 수리남, 영화 강철비 등의 배경으로 쓰일 정도로 개성이 강하다.
최근 호텔 측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5~6층에 ‘이그제큐티브 객실’을 새롭게 선보였다. 설악산 권금성을 바라보는 최상의 조망을 지닌 해당 층이지만 기존에 가장 노후화된 구간이기도 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냉난방 시스템, 매트리스, 조명 등을 전면 교체했다. 소비자 목소리를 반영해 카펫을 없애고 대신 짙은 원목 마루를 깔았다. 침대도 씰리 브랜드로 교체했다.
호텔 측은 “이그제큐티브 객실은 ‘브리티시 모던 클래식’을 콘셉트로 헌터그린, 버건디 톤을 중심으로 고풍스러우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소개했다.
이그제큐티브 객실이 들어선 5~6층은 설악산 뷰가 특히 아름다운 층이다. 호텔 측은 “흔히 고층의 뷰가 가장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수평선 기준에서 너무 떨어지지 않는 정도의 높이가 돼야 눈이 가장 편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층은 다소 내려보는 전망이다. 5~6층에서는 나무와 산을 같이 한눈에 담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드한 체리원목? MZ세대 ‘웨딩핫플’됐죠

켄싱턴호텔 설악은 코로나19 사태부터 MZ세대의 주목을 받아온 호텔이다. 코로나 사태 당시에는 등산을 떠나려는 레깅스족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커플들이 채우고 있다.
최근 빈티지 콘셉트가 호응을 얻는 요즘, 호텔 특유의 레트로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웨딩사진을 남기려는 커플들이 늘면서다. 특히 인플루언서 유하가 리마인드 웨딩촬영을 한 뒤로 문의가 늘고 있다고. 속초 사람이 아니라도 굳이 외지에서 이곳으로 스냅촬영을 하기 위해 투숙한다.
호텔 측은 “체리 몰딩, 서정적인 벽지 등 객실이 굉장히 클래식하다보니 스냅사진을 찍으러 많이 오신다”며 “셀프웨딩 수요도 높다. 한달에 몇십팀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셀프웨딩을 위해 오시는 분들은 알아서 ‘스트라이프 벽지 방으로 주세요’, ‘새가 그려진 벽지방 있나요’ 라고 원하시는 방을 찾는다”며 “개인적으로 포토존으로 로라애슐리 객실을 추천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야외 웨딩도 증가세다. 호텔 앞 1990㎡(600평) 규모로 조성된 야외 정원에서는 5월부터 10월까지 자연 속에서 특별한 웨딩을 치를 수 있다. 지난달에도 4건의 야외 웨딩을 마쳤다.
기본 요금에 200~2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때에만 한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지만, 반응이 엄청나다. 속초·강릉 등 인근 지역 주민뿐 아니라 광주 등 연고 없는 지역에서도 야외 웨딩을 위해 호텔을 찾을 정도다.
◆영국 왕실 감성 가득한 ‘박물관 호텔’
켄싱턴호텔 설악은 흔들림 없이 지켜온 ‘박물관을 품은 호텔’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지켜오고 있다. 호텔 전체가 전시장처럼 꾸며져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입구의 2층버스 루트마스터를 지나 로비에 들어서면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의 즉위봉이 기다린다. 더욱이 객실 층층마다 호텔을 찾은 ▲스포츠 스타 ▲가수 ▲40여개국 주한대사 ▲영화배우 등의 기념사진, 친필 사인 등도 전시해놨다.
호텔 측은 투숙 고객을 대상으로 소장품과 관련된 역사와 스토리를 소개하는 ‘비피터 하우스 투어’도 운영한다. 매일 오후 5시까지 선착순으로 5팀에 한해 진행된다. 프론트 데스크에서 예약하면 된다.
이같은 차별화된 콘셉트로 2022년 ‘월드 럭셔리 호텔 어워즈(World Luxury Hotel Awards)’에서 아시아 ‘럭셔리 헤리티지 호텔’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F&B 공간에도 영국적 요소가 가득하다. 영국 왕실의 역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시품과 함께 스테이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더 퀸’, 비틀즈 뮤지엄을 콘셉트로 꾸민 비스트로&바 ‘애비로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가령 더 퀸 레스토랑에서는 조지 6세의 친필 편지, 영국 왕실의 연하장 등 희귀 전시품을 볼 수 있다. 애비로드에는 멤버 전원의 친필 사인 기타와 존 레논의 오리지널 수트가 전시돼 있다.
더 퀸 레스토랑은 ‘여왕의 만찬’ 코스요리 맛집으로 지역 주민 사이에서도 인기다.


특히 조식 시간에는 이국적인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이곳 호텔을 찾는 손님 중 10명 중 8팀은 외국인이다. 켄싱턴호텔 설악은 트래블러스 등을 보고 찾아오는 개인 여행객이 많은 호텔이다. 평일 조식 식당을 찾아가면 3분의 2가 백인 여행객이다. 실제 장기 투숙객도 많은 편이다.

너무 더워지기 전이라면 야외 테라스에서 셀프 바비큐도 즐길 수 있다.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8시까지 설악산을 바라보며 맛있는 고기를 구워 먹다보면 휴가 기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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