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부터 심상치 않았던 정현우(키움), 부상을 딛고 돌아와서도 변함없는 매력을 뿜어냈다.
프로야구 키움의 좌완 선발 정현우는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5탈삼진 1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기대를 한껏 모은 등판이었다. 지난해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지명돼 3경기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 4.80(15이닝 8자책점)을 기록하던 그가 5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서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을 따냈던 지난 4월12일 대전 한화전이 마지막 등판이었다. 그 경기 이후 훈련과정에서 왼쪽 어깨 뭉침 증상을 호소해 1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기 때문. 결국 근육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아들며 이탈이 길어졌다. 재활과 회복을 거듭하며 1군 복귀를 조준했고, 그 터널을 지나 이날 마운드에 올랐던 것.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슈퍼루키의 복귀에 모든 초점이 맞춰졌다.

씩씩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공을 던져갔다. 1회초에만 아쉬운 실점이 하나 있었다. 리드오프 신민재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았고, 이어 김현수-오스틴 딘의 연속 땅볼로 한 점을 내줬다.
딱 거기까지였다. 간만의 복귀로 인한 긴장감을 내려둔 그는 순항을 거듭했다. 2회초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를 써냈다. 3회초에는 또 신민재에게 피안타가 하나 나왔으나, 나머지 타자들을 잘 제어해냈다. 4회초에는 3루수 포구 실책으로 베이스를 내줬지만, 침착한 피칭으로 후속타 없이 실점을 막았다.
5회초에 상대 7~9번 하위 타순을 가볍게 요리한 그는 딱 거기까지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내려갔다. 투구수는 65개를 기록했고, 패스트볼(34구) 최고 구속은 145㎞가 찍혔다. 이외에도 슬라이더(14구), 커브(10구), 포크(4구), 체인지업(3구)을 고루 섞는 타고난 변화구 구사 능력도 자랑했다.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경기 전 “(정현우가) 건강한 모습만 보여줬으면 좋겠다. 일단 최대 70구까지만 계획하고 있다. 특히 1,2회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지켜봐야 한다”며 초점을 맞췄던 몸 상태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또한 재활 도중 퓨처스리그에서 보여줬던 아쉬운 숫자들에 대한 불안감도 지웠다. 그는 지난달 27일 퓨처스 한화전에서 1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 지난 3일 LG전에서 2⅓이닝 5피안타 1볼넷 5자책점을 각각 기록했다. 아직 구위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던 이유다. 그러나 사령탑은 “퓨처스는 점검 차원 등판이었다. 경기 기록에 관심을 두고 싶지 않다. 몸 상태를 중점적으로 봤다. 재활 과정, 빌드업 과정에서 별 탈 없이 그리고 통증 없이 올라왔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는 무한한 신뢰를 보냈고, 정현우는 선두 LG 타선에도 경쟁력을 입증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한껏 발산했다.
옥에 티는 그에게 씌워져 있는 패전 멍에다. 키움 타선이 LG 선발 송승기에게 꽁꽁 틀어막혀 있는 데다가, 정현우가 1실점하고 내려간 6회초에 불펜 조영건이 1점을 추가로 내준 상황. 시즌 첫 패전 위기를 맞았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