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실패를 떠나, 도전이었습니다.”
프로야구 키움의 올 시즌 외인 라인업은 흥미로웠다. 일반적인 투수 2인 체제가 아닌 타자 2인을 택했다.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이상 외야수), 케니 로젠버그(투수)가 명단을 채웠다. KBO리그 역사에서 한 팀에 외인 타자 2인이 동시에 뛰는 5번째 사례였다. 2009년 히어로즈(클리프 브룸바-덕 클락)를 시작으로 KT(2015·앤디 마르테-댄 블랙), 삼성(2019·다린 러프·맥 윌리엄슨), SK(2020·제이미 로맥-타일러 화이트) 그리고 올해 키움이 뒤를 이었다. 팀당 외국인 선수 3명을 허용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외인 타자 2명이 시즌 시작을 함께하는 일은 그중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과감했던 움직임이었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없었다. 야시엘 푸이그가 어깨 부상 속에 타율 0.212(172타수 33안타) 6홈런 20타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키움은 지난달 19일 푸이그를 방출하고 과거 KBO리그를 누볐던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하며 시즌 플랜을 수정했다. 효과는 곧장 나타난다. 알칸타라는 복귀 이후 2경기에서 각각 6이닝 무실점, 8이닝 1실점으로 2연승을 내달려 팀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을 향해 ‘외인 타자 2인 체제’ 선택에 대한 미련 혹은 후회를 묻는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하지만 단호히 고개를 젓는다. 홍 감독은 “진작 이렇게 (투수 2인으로) 했어야 한다는 말보다는…”이라고 운을 뗀 후 “지난해 워낙 타격 지표가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런 선택을 내렸던 거다. 도전이었다. 성공·실패를 떠나 도전한 부분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후회는 접어두고, 지금부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사령탑은 “늦게나마 강한 투수가 마운드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며 초반 실점을 많이 안함으로써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앞으로의 게임에 있어 충분히 긍정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며 미련보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띄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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