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좁은 바늘구멍을 비집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간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김혜성(LA 다저스)이 시즌 5호 도루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치며 맹활약을 펼쳤다. 이틀 만에 잡은 선발 기회 속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 순간이다.
다저스는 3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서 2025 MLB 정규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접전 끝 3-4로 아쉽게 패했다. 김혜성은 9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도루를 기록했다.
그의 현재 시즌 타율은 0.413에서 0.420(50타수 21안타)가 됐다. 앞서 1일 홈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전의 기세를 이어간다. 당시 ‘인생경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4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 1볼넷 등 5차례 출루를 끌어낸 바 있다.
뜨거운 타격감에도 플래툰 시스템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견뎌야 했다. 하루 뒤 양키스와의 시리즈 최종전이 대표적이다. 상대가 선발 투수로 좌완 라이언 야브로를 예고하자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것. 결국 8회 말 대타로 나와 삼진을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 이번엔 우완 선발에 맞춰 선발 출전에 나섰다. 메츠는 3일 오른손 투수인 폴 블랙번을 내세웠고, 다저스는 좌타인 김혜성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이날 안타를 재차 신고한 건 경기 중반부다. 김혜성은 0-2 열세 상황 속 5회 말 2사 1루 상황에서 블랙번이 5구째 던진 시속 143.4㎞ 커터를 공략,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져 나가는 안타를 뽑아냈다. 다만 후속 타선의 불발로 인해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팀이 끌려가는 그림이 계속됐다.
다저스는 추격 의지를 놓지 않았고, 김혜성 역시 힘을 보탰다. 1-2로 쫓아간 9회 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서 동점의 토대를 마련했다. 1사 2루에서 메츠의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의 슬라이더를 쳐 내야안타를 만들었고, 주자 토미 에드먼을 3루로 보냈다. 이어 타석에 선 오타니 쇼헤이가 동점 희생플라이를 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내친김에 폭투를 틈타 2루를 훔치기도 했다. 김혜성의 올 시즌 5번째 도루다. 아직까지 실패는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9회 추가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했고, 연장 10회 승부치기를 거쳐 1점 차 석패(3-4)를 떠안았다.
다저스는 4일 같은 곳에서 메츠와 홈 시리즈 두 번째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순번상 상대의 선발 투수로 우완 타일러 메길의 등판이 점쳐진다. 좋은 타격감을 유지 중인 김혜성이 두 경기 연속 선발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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