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는 확실한데 벌써 약점이…감보아의 호된 신고식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1선발다운 모습 보여주길!”

 

잠시 비어있던 롯데의 1선발 자리가 메워졌다. 주인공은 알렉 감보아다.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과의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서 선발투수로 나섰다. 경기 전 김태형 롯데 감독은 “1선발을 바꿨지 않나. 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면서 “공 던지는 모습과 경기 운영 능력을 집중적으로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14일 기존 외인 찰리 반즈와 이별하고 감보아를 영입했다. 연봉 총액 33만 달러(연봉 30만, 옵션 3만)에 계약했다. 기존 소속 팀이었던 미국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에 이적 10만 달러도 지불했다. 감보아는 미국 국적의 좌완 투수다. 키 185㎝, 몸무게 92㎏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다. 2019년 MLB 신인드래프트서 9라운드서 다저스 선택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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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롯데의 외인 후보 리스트에 있었던 자원이다. 기본적으로 150㎞대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수준급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31경기 출전, 359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4.23을 작성했다. 올해는 8경기(2선발) 19⅓이닝을 소화,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19 등을 마크했다.

 

빠르게 절차를 밟았다. 감보아는 지난 17일 한국에 입국, 행정 절차를 거쳤다. 지난 21일 삼성과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선발로 나서며 감각을 조율하기도 했다. 당시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총 투구 수는 40개. 스트라이크 비율이 77.5%나 됐다. 특히 최고 153㎞에 달하는 직구, 142.4㎞ 슬라이더는 KBO리그 연착륙을 기대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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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첫 경기. 이날 감보아는 4⅔이닝 5피안타 1볼넷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예상대로 묵직한 구위였다. 강력한 직구는 1군에서도 통했다. 최고 155㎞짜리 직구를 앞세워 상대를 윽박질렀다. 예리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도 인상적이었다. 탈삼진을 9개나 잡아냈다. 홈런군단 삼성을 상대로 장타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부분도 고무적이다. 수비력도 나쁘지 않았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보완해야 할 점도 분명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 감보아에 대해 “구위가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도 “내부적으로 판단했을 때 약점이 있다. 그 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많이 뛰려 한다”고 귀띔했다. 감보아는 역동적인 투구 폼을 가지고 있다. 투구 전 허리를 크게 숙였다가 피칭한다. 더욱이 아직까지는 리그 타자들이 낯설 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주자들을 크게 신경 쓰지 못하는 듯했다. 수비 실책이 가미되긴 했지만 삼중도루(트리플 스틸), 폭투를 연거푸 내주며 호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빠르게 다시 평정심을 찾은 대목은 긍정적이다. 3회부터 실점하지 않았다. 계획했던 90구 가까이 되자 벤치는 불펜을 가동했다. 기량은 확실하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 여부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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